가끔 가다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떠나고 싶은 이유들은 다양하고도 많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떠날 수 있는 입장이나 상황은 아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적립 포인트처럼 차곡차곡쌓인 어느 날, 나는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간다. 나만의 산책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산책길이라고 해서 대단한 곳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집 주위를 천천히 걸으면서 마음속의 쌓아둔 먼지들은 훌훌 털어 버리고 허리를 굽혀 정갈한 낙엽들을 줍듯이 이리저리 흩어진 생각의 흔적들도 거두어 본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들을 읊을 때도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랭보의 ‘감각’이라는 시는 산책길에서는 그만이다. 내가 기억하는 ‘감각’은 다음과 같다.
“여름의 파아란 저녁때면 나는오솔길을 가리라/ 보리에 찔리고 잔풀을 밟으며/ 나는 몽상가, 그 시원함을 발에서 느끼리/ 바람에 내맨 머리를 미역 감기리// 나는 말하지 않으리, 아무것도 생각지 않으리라/ 그러나 무한한 사랑이 내영혼 속에 솟아오르리라/ 그리고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머얼리, 보헤미안처럼/ 자연 속을, 마치 연인과 함께 가듯 행복하게”
잔디밭을 걸으면서 이 시를 읊다보면 내가 마치 보헤미안이라도 되는 듯 자유로워진다. 무작정 떠나고싶을 때는 잠깐이라도 집 밖으로나가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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