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나는 워싱턴 정신대대책위(한국의 정대협과는 독립된 미국 워싱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 총회에 참가하였다. 사실 나는 이메일을 받지 않아도 가고 싶은 터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새로취임한 워싱턴 정대위 이정실 회장에게 작년 겨울 이제는 일본 대사관에 가서 항의데모를 하는 방식 같은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방법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면서, 유태인들이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를 만들어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 같은 방법이 중요하다고 했고, 그리면서 ‘comfort women” 연극 대사를 보내면서 최소한 연극 대사를 무대에서 읽는 스테이지 리딩(stage reading), 이라도 했으면 한다고 했기에 그 반응이 몹시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이정실 회장은 총회 중에, 정신대 문제는 한일간의 지엽적인 정치 문제를 넘어선, 인류 보편의 인권과 전쟁 중의 또는 분쟁 시에 피해를 받는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로 다루어져야 하고,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어 기억되기 위해서, 고증 문헌수집과 교육, 학술적인 연구, 예술적인 표현으로 공감대를 넓히며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워싱턴 정대위의 방향 설정을 제기하여 많은 공감을 얻어 내었다. 리서치와 아카이빙 프로젝, 세미나, 출판, 정기 간행물, 교육, 인턴 프로그램, 영화, 연극, 음악, 미술 전람회 등의 계획도 들었다.
모두들 대단한 열정들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온다는 소식을 전하는데 내가 우려했던 일본 대사관 앞 데모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텍사스 달라스에서 일본의 성노예 만행을 알리는 학술대회, 이곳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전시회 및 할머니의 증언 같은 계획, 그리고 내가 보냈던 연극 대사를 스테이지 리딩을 하겠다는 회장의 제안에 모두들 찬성 하는 회의를 지켜보면서 이제 참으로 좋은 그리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하는 기대를 가졌었다. 더구나 근자에 영화 ‘귀향’ 이 한국에서 관객 동원 1위라 더더욱 기분이 좋았었다.
그런데 오늘 신문을 보니 서울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길 할머니란 분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항의데모를 하는 사진과 강경발언을 하는 한국 정대협 공동대표 윤 모라는 분의 사진과 기사가 실렸다. (주의 사항: 이 단체와 현재 존재하는 워싱턴의 정대위와는 다른 단체이다) 나는 그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우려가 생겼다.
위안부 성노예 일본 만행 규탄은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화여대 윤정옥 교수, 이효재 교수 두 분이 진정 순수한 마음으로 1990년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러한 진정성이 이어져 왔다고 나는 믿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정대협을 움직이는 임원들이 전부 386 세대의 운동권으로 채워졌고, 그리고 임원들의 배우자들이 친북성향 활동가로 어쩌면 분업 형태(?)로 운동을 이끌며 명분이라는 멍에 속에 한국인 전부를 집어넣고 한국정부, 그리고 세계 속에 한국을 곤경에 빠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우려된다.
일본 성노예 규탄 및 그분들의 명예회복 더 나아가 여성 인권 회복 운동 이것은 매우 중요하고 나도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 대사관 앞 데모에서 얻는 효과보다, 짜증난다, 지겹다하며 얼굴 찌푸리는 “역효과도 생각해야겠다. 이곳 워싱턴까지 와서 멈출 줄 모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명분이라는 이름으로 달리는 친북, 좌파 운동권에게 정대협의 앞날을 맡긴다는 것이 본래의 목적과 다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생기며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영묵 전 워싱턴 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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