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서 ESL교사를 할 때였다. 교감은 어떤 학생의 주거지가 불분명하니 부모를 불러 컨퍼런스를 하라고 했다. 여러 번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그 학생에게 부모를 모시고 오라고 했다. 그는 부모가 한국에 가고 없다면서 삼촌(?)을 데려왔다.
좋은 학군으로 알려진 그 동네는 하숙을 하는 조기 유학생들이 있었고, 가끔 적발이 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동거인이 보호자로 등록하고, 등록금을 내면 계속 다닐 수도 있었다.
삼촌이라는 분은 내 설명을 다 듣고도 덤덤했다. 그러다 난데없이 "선생님은 밥하다가 나와서 참 고생이 많네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당황하여 더 이상 할 말을 잊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밥하다가' 라는 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결국 네 본연의 일은 밥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고 많은 선구자적 여성들의 노력으로 여성들의 지위는 달라지고 있다. 여성들은 점차 깨어가고 있는 반면 아직도 과거의 의식에 갇혀 있는 남성들은 여전히 많다. 객체가 아닌 주체로 살고 싶다는 데는 남녀의 차이가 없다.
생명의 원천인 밥! 거기에 보태어 남편을 돌보고 애들을 키우며 직장 생활까지 감당하는 여성들이 아닌가. 이처럼 여자들은 객체로서 뿐만 아니라 주체로서도 살고 있다. 그토록 살아왔기에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생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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