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동부에 두 번 다녀왔다.
그곳의 칼날 같은 추위와 눈의 흰색이 공포스럽기도 했지만, 그 언 땅에 엄마를 묻고 돌아와서 내 마음이 더 시렸던 겨울이었다. 그래서 나는 찬 엄마의 무덤을 뇌리에서 지우고 하늘을 보며 엄마를 부른다.
부활의 소망을 품고 바라보는 봄하늘은 얼마나 찬란한지 내 모든 슬픔을 구름 위에 띄워 보냈다. 리조트울타리 안의 풀꽃으로부터 매화 살구 아몬드 복숭아 체리 라일락까지 차례로 피는 꽃들도 내 눈에 새로워서 황홀한 봄을 맞고 있다. 갑자기 우리 산장이 아름답게 변한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봄을 맞은 것이다.
많은 지인들이 사업 실패, 부부 문제등으로 낙심해 죽음까지 생각했을 때,우리 동네에 있는 호수에서 낚시를 하며 극한 감정을 다스렸다고 한다. 나를 보면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이떠올라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웃으며 옛 이야기를 할 만큼 그들은모든 것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술이나 약으로 자신을 학대하지 않고 자연을 찾아 사색하며 아픈 마음들을 치유했다는 것이다.
자연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누리는 자의 소유가 된다. 경치 좋은 관광지로 멀리 떠나야 누릴 수 있는 것이아니다. 동네 한 바퀴를 돌면 목덜미에 따사한 양춘의 정겨움을 느끼게될 것이고, 발밑의 작은 풀꽃이나 어느 누구도 꽃으로 여기지 않는 민들레도 웃으며 반겨 줄 것이다.
그리고 하늘을 보라. 태양도 별도내 것이다. 누군가 보고 싶으면 구름너머나 해지는 저편 보랏빛 노을을바라보라. 먼저 간 그리운 분들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가만히 불러보면그들은 웃으며 힘내라고 박수를 보내 줄 것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술 없이는 대화가 안 되고, 모든 문제를 술로 해결하듯 하는데 아무리 극적효과를위한 것이라도 사회적으로 실로 위험한 발상이다.
인생에서의 고통스런 때를 혹독한 겨울로 비유하는데 어떻게 겨울을 극복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승패가 좌우 될 것이다.
얼마 전 우리 팍에 살고 있는 제니가 응급차에 또 실려 갔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최고학력을 가진 중년의 금발미인이다. 그러나 술에 모든 것을 빼앗겨 벌써네 번째 병원을 들락거린다.
제니의 눈에 이웃들은 형편과 처지가 자신보다 못하다. 달랑 낡고 작은트레일러가 전 재산인 그들이 화분에다 채소 모종 몇 포기씩 나눠 심고, 새모이와 설탕물 접시를 문 앞에 달아허니 버드를 불러 모으며 봄을 만끽하는 모습, 주일이면 감사한 마음으로예배드리고 서로 도와가며 사는 행복한 모습이 기이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그 이웃들로부터 제니가 행복에 전염되었다. 드디어 제니가 술을 멀리하고 산장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일은 눈물로 예배를 드렸다. 이번 부활절에는 제니의 플룻 연주로 부활 찬송을 듣게 될 것이다.
부활은 육체에만 해당되는 것이아니리라.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우리는 매일 고통을 겪지만 또 매일극복하며 살아가듯이 생활 속에서영적부활을 체험해야 될 것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찬란한 자연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누릴 수없다. 봄을 맞아 마음의 문빗장을 열어보면 어떨까. 마음의 봄은 어떤 혹한의 고통도 녹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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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피라밋 레이크 R.V. 리조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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