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길을 걸어 오면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들같이 하루 삼시세끼 먹고, 잠자고, 몸체에 있는 배설물을 흘려 내 보내면서 자연인 답게 살아왔다. 또한 사람 구실을 하기 위해서 그동안 열심히 공부도 했고 최선을 다 하는 후회 없는 직장생활도 수십년간 했었다. 물론 일륜지대사인 결혼도 하고 자식도 두었다. 그렇게 모 나지 않게 살면서 틈이 나면 잡식동물처럼 먹어치우 듯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어떤 책이든 몸 안에 있는 지식창고에 마구 집어 넣었다.. 그래서 정독 보다는 다독을 많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민생활을 시작하면서 책을 읽어 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거센 파도가 요동치는 이민 세월의 물결 속에서 그것을 견디고 이겨내며, 새로운 개척생활에 적응하는 시기에는 책을 가까이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생활의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책 볼 마음의 여유도 생겨났다. 그래서 무언가 글도 한번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몸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아마도 그동안 몸소 겪어왔던 이민생활의 희로애락을 가슴에 묻어 두는 것 보다는 마음 한 곳에 남아 있는 어떤 울분이나 분노 또는 억눌린 말 못할 스트레스 같은 찌꺼기, 아니면 순간 순간 기쁘고 즐거웠던 추억 거리를 글이란 매개체에 쏟아 부어 볼 심사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습작이라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시작했던 첫 해 인 2005년부터 지금까지 써 내려 가고 있다. 그렇게 쓴 졸작들이 대충 줄 잡아 보아도 일백삼십여 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느날 신문에서 재미 수필문학가협회가 주최하는’ 신인상 작품 공모’라는 기사를 우연히 읽어 보게 되었다. 몇날을 심사숙고를 했다.
결국은 당락에 관계없이 내가 여지껏 쓴 글 중에서 3편을 선택해서 원고 마감일이 다 되어서 그곳으로 보냈다.
한동안 원고를 보낸것도 잊어버린고 주어진 일상생활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아침에 잠자리에서 눈을 뜨자마자 이메일을 열어 보았더니 “재미 수필문학가협회가 주최한 제 10회신인상 작품 공모에서 홍병찬님의 수필이 수상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소식을 보고 순간 깜짝 놀랬다. 꿈을 꾸고 있는듯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뒷면에 붉은 비단이 깔린 고급스러운 상패, 앞면 내용 중에는 ‘신 인 상 수필가 홍병찬 2015년12월17일’이라 쓰여진 그것을 받고 나서야 참으로 실감할 수가 있었다.
다년간 습작같은 글을 써 왔지만, 솔직히 나는 ‘수필’ 글자의 의미도 모른채 살아 온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수필은” 생활경험, 자연관찰, 또는 사회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 무엇이나 좋을 것이다. 그 재료가 무엇이든지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 때의 무드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 듯이 수필은 씌여지는 것이다”
작고한 금아 피천득의 수필을 읽고 나서야 그 뜻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수필가 호칭이 붙은 옷을 입혀 주었는데, 마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다 . 멋진 호칭을 받을 만큼 그 무언가을 쌓아 놓지도 못했고, 여러 부분에서 미숙함이 많이 있는데. 나의 옷에 수필가 칭호를 수 놓아 준 그 협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뭔가 보답하기 위해서 웃음과 행복감 등을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가 되게 촌음을 아끼지 않겠다는 사명감이 샘처럼 솟아 오른다.
<홍병찬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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