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0회 매스터스 토너먼트, 5타차 열세 뒤집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따내
▶ 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난 아들 덕에 대회 출전 선두 스피스 12번홀서 쿼드러플보기로 무너져

영예의 그린재킷을 입은 대니 윌렛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
매스터스 챔피언은 하늘이 정한다는 말이 다시 한 번 사실로 입증된 대회였다. 디펜딩 챔피언 조든 스피스가 마지막 날 5타차 리드를 안고 반환점을 돌 때만 해도 그의 대회 2연패는 시간문제처럼 보였지만 정작 대회가 끝난 뒤 영예의 그린재킷을 입은 선수는 불과 2주 전만해도 이번 대회 출전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했던 대니 윌렛(잉글랜드)이었다.
10일 조지아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80회 매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이날 스피스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던 윌렛은 마지막 4라운드에 조용하게 보기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나흘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윌렛은 공동2위인 스피스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이상 2언더파 286타)를 3타차로 제치고 생애 두 번째 매스터스 출전에서 자신의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는 감격을 맛봤다. 우승상금은 180만달러였다. 윌렛은 1989년과 1990년, 1996년 3차례 매스터스에서 우승한 닉 팔도 이후 2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그린재킷을 입은 잉글랜드 선수로 기록됐다.
만 28세인 윌렛은 유럽투어에서 4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2위에 오른 선수지만 사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주목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더욱이 그는 이번 매스터스를 앞두고 아내의 첫 아이 출산이 임박해 대회 출전 자체를 고민해야 했다. 원래 출산예정일이 바로 이날이어서 이번 대회를 포기할 생각이었으나 그의 아들 재카라야 제임스는 예정보다 12일이나 빠른 지난달 30일에 태어나 아버지에게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긴 복덩이가 됐다.
20년 전 팔도가 마지막 날 그렉 노먼이 6타차 리드를 날린 데 편승해 매스터스 정상에 오른 것처럼 윌렛은 이날 디펜딩 챔피언 스피스가 5타차 리드를 날린 덕을 봤다. 스피스는 6번부터 9번까지 4연속 줄버디를 잡아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합계 7언더파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그의 우승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매스터스 마지막 날 오거스타 백9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심지어 디펜딩 챔피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피스는 10번과 11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한 뒤 ‘아멘 코너’의 축인 파3 12번홀에서 두 번이나 샷을 레이스 크릭에 빠뜨리면서 쿼드러플보기 7로 홀아웃해 손 안에 들어왔던 그린재킷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스피스의 첫 티샷은 그린 언덕에 맞고 굴러떨어져 물에 빠졌고 다음 샷도 역시 물에 빠진 뒤 3번째 샷은 그린 뒤쪽 벙커에 떨어졌다. 결국 스피스는 7타만에 12번홀을 탈출하기 했으나 역사상 최초로 와이어-투-와이어로 메이저대회2연패를 이루는 선수가 될 기회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반면 6홀 남기고 5타차로 뒤져있던 윌렛은 13,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0, 11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스피에 1타차로 육박한 뒤 스피스의 쿼드러플보기 덕에 갑자기 3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그는 파3 16번홀에서 이날 5번째이자 마지막 버디를 잡아 우승을 굳혔다.
스피스는 파5 홀인 13번과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다시 윌렛에 2타차까지 따라붙으며 실낱 희망을 이어갔으나 16번홀에서 8피트 버디펏을 놓친 데 이어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스피스는 이날 버디를 7개나 잡았으나 보기 4개와 쿼드러플보기 1개를 범하는 바람에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합계 1오버파 289타로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뉴질랜드 한인 대니리는 마지막 날 1타를 줄여 공동 17위(4오버파 292타)에 올랐고 케빈 나는 합계 15오버파 303타로 공동 5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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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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