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한의학은 현대의학과는 달리 눈으로 보이지 않는 ‘병의 뿌리’를 중심으로 치료하는 학문이라 이야기 한다. 이는 한의학만의 독특한 ‘관점’을 잘 설명해주는데, 비단 한의사들뿐 아니라 한의학을 선호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주장하기 위해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곰곰히 들여다보면 결국 현대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치료의 궁극적인 대상으로 ‘병’을 지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병의 겉으로 드러난 부분을 타겟으로 삼느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타겟으로 삼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둘 다 큰 범주에서는 병을 고치는 의학, 즉 ‘치병의학(治病醫學)’이라는 점에서는 같다는 이야기다.
아니, 그렇다면 세상에 병을 고치려 하지 않는 ‘의학’이 있단 말인가? 대체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겠지만, 실제로도 그런 학문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해 존재하고 있는 ‘사상체질의학’이다.
사상체질의학이란 바로 이 의학이라는 학문이 수천년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그 근본을 유지해온 ‘병을 고쳐 건강을 유지한다’라는 가장 기초적인 원칙, 즉 ‘치병의학’의 개념을 무너뜨린 새로운 체계의 의학이다. 체질의학에서는 사람의 체질마다 쉽게 걸리는 병증이 따로 있고 심지어 같은 병에 걸렸을 경우에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병이 진행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렇게 ‘병인’이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현실에서,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 자체보다 ‘사람’간의 차이를 더욱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실례를 들어 설명하자면, 한 사람이 간단한 발목 염좌의 부상을 입은 후 몇주가 지나도 영 낫질 않는다면, 일반 한의학(사실은 중의학)이나 현대의학에서는 ‘발목 부상의 위치와 정도’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하는 반면, 사상의학에서는 ‘부상에 대한 회복력이 부족한 환자의 상태’ 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의 차이는 질병치료 과정에서 진단과 치료의 대상이 ‘질병’이 아닌 ‘질병에 걸린 사람’이 되는 사상의학만의 특징을 만들어 내었는데, 바로 이로 인해 동무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의학을 병을 고치는 의학을 치병의학(治病醫學)아 아닌, 사람을 고치는 치인의학(治人醫學)이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자신의 몸에서 쉽게 상하는 부분과 잘 상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각 개인이 쉽게 걸리는 만성병들에 대해서 태생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부분을 채워주는 사상의학적인 치료가 기존의 의학보다 큰 효과가 거둔다는 점에는 대부분 쉽게 수긍한다. 그렇다면 감기나 다리를 삔 것과 같이 ‘체질’과는 별 상관없이 발생한 질환들에도 ‘체질치료’가 큰 효과가 있을까? 가끔씩 이러한 질문을 한의대 학생들이나 환자들로부터 종종 듣는데 대답부터 말하자면 ‘이는 당연히 그렇다’이다. 아니 많은 경우 오히려 ‘체질’과는 상관없는 병증에도 ‘체질치료’가 더욱 더 빠른고 강한 치료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임상속에서 본인은 수시로 경험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체질적인 불균형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이러한 불균형은 기혈이 충만한 젊고 건강한 시절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질 않는다. 문제는 흐르는 시간속에서 여러 잘못된 습관이 이 타고난 불균형을 심화시키기도 하고, 또 평소에도 약하긴 했지만 잘 티가 나지 않던 부분들이 노화와 함께 더욱 약해지며 병이 쉽게 침범하고 잘 낫질 않게 되는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병’이라 부른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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