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은 많은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도 안되는 122석을 얻는데 그친 반면에 더불어 민주당은 123석을 얻어 제 1당이 되는 이변을 창출했다. 새누리당은 질래야 질수 없는 좋은 조건의 선거에서 참패한 것이다. 민생문제에 관한 입법에 발목을 잡으며 의사진행방해(Filibuster)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야당과의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그리고 제3의 국민의 당이 총선에 참여하면서 야당표가 분산되는 호조건 하에서 새누리당의 참패는 선거 한 달 전 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 과반 의석 확보는 물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180석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개헌을 위한 200석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야당은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목표로 했던 것이다. 80석도 어려울 것으로 불안했던 야당이었다.
새누리당 패배 원인 중에서 첫 번째는 후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추태에 실망한 국민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이한구 공천위원장의 독선에 실망한 유권자도 있었겠지만, 그 부분은 당규에 의한 행보인 만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당에서 결정한 후보의 등록을 방해 하기위해 “옥새파동”의 방편으로 당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당대표의 치졸한 행위를 국민이 응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당 대표 한사람의 문제 뿐 만이 아니라 당내 계파간의 갈등이 문제다.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간의 골이 너무 깊어서 차라리 분당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60년 4.19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은 절대 다수 의석을 확보 했으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구파와 신파로 갈려 계파간의 권력다툼으로 국정은 뒷전으로 밀렸고 정국은 매일 같이 학생데모로 편할 날이 없었다. 데모학생들은 국회에 난입하여 단상을 점거하고 국회와 정부의 무능함을 성토했다. 조병옥이 이끄는 구파는 탈당하여 신민당을 창당했다. 신민당에는 1955년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하여 자유당을 탈당한 옛 자유당 출신 의원도 포함한다. 이리하여 거대 민주당은 조병옥이 이끄는 구파의 신민당과 장면이 이끄는 신파로 갈려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혼란이 계속되는 정국은 군에게 군사 혁명의 구실을 제공하게 된다. 그 당시 민주당은 외부세력에 의해서가 아니고 민주당 내분에 의해서 무너진 것 이다. 이번 새누리당의 패배 역시 야당의 공략에 의해서가 아니고 새누리당 내부의 불협화음에 의해서 무너진 것이다.
역사는 반복한다. 다만 후세 사람들은 앞에서 보여준 원칙을 망각 하든가,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당리당략에 눈이 가려, 실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과오를 반복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소야대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와 그리고 어떻게 더 나은 제도를 고안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당은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위치다.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돌아온 새누리당 탈당의원을 받아들인다 해도 의석의 과반이 안된다. 복당은 없을거라고 큰소리치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원칙을 항상 주장해온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을 당선해서 돌아왔다고 해서 받아들인다면 스스로의 원칙에 반하는 조치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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