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가 알찬 방학을 보내기를 바란다. 어떤 방학이 알찬 방학일까?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길로 인도해야 하는 것일까? 학기 중에, 교육목표를 세우고 수업계획을 짜는 주체가 학교와 교사들이었다면, 방학에는 그 책임이 온전히 부모에게 주어진다.
물론 또 다른 교육기관과 교사에게 자녀를 일임하기를 선택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번 칼럼 시리즈의 목적은 여름방학 동안의 자녀 교육을 부모가 담당하기로 용기를 내고 목표와 계획을 세워보려는 부모를 격려하고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요즘처럼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인간의 계산력을 앞지르는 시대에, 시대가 변해도 가치가 변하지 않을,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능력이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아마 다음 세 가지로 추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력: 생각하는 능력
-덕력: 정서적/도덕적 능력
-체력: 신체 능력
나는 이 능력들이 인간이 가진 고유한 문제해결력이라고 생각하며, 이 세 가지 능력을 균형있게 고루 갖추는 것이 인간의 문제해결력을 극대화시키는 길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로 집을 잃게 된 문제의 상황을 한 번 생각해 보자.
사람의 지력으로 어떻게 다시 집을 지을 것인지 계획하고 생각하여 방법을 찾는다. 체력으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건강을 지킨다.
덕력으로 위기의 순간에도 낙심하지 않고 자신을 추스리며 일어서서, 주변의 사람들과 그 지혜와 온정의 손길을 나누며 함께 나아간다.
이 단적인 예를 통해, 인간에게 다가오는 대부분의 문제는 이 세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추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의 교육현실 속에서 과연, 아이들의 지.덕.체. 세 가지 능력이 고루 키워지고 있는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원기관의 커리큘럼이 지력에 치중되어 있는데, 그것조차도 여러 인원을 한꺼번에 다루기 때문에 각 아이의 두뇌발달 상황이나 지력에 맞춘 사고력 교육이 아닌, 지식 주입이나 암기에 가까운 반복훈련에 치중되어 있다.
내 아이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 온 양육자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여름방학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아이 (혹은 내가 돌봐주고 있는 아이)의 지.덕.체 발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된다.
아이마다 성장 발달 속도가 다르고, 학습스타일도 학습 속도도 다 다르므로, 아이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를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학교 교육을 통해 고차사고력 함양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복습이 필요하겠는지, 다음 학년에 배울 내용 중 어떤 주제가 자녀에게 가장 도전이 될 것인지, 자녀에게 잘 맞는 학습방법은 무엇인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자녀의 감정조절 능력이나 절제 능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충분한지, 충분히 사랑받고 이해 받고 있으며 평화롭고 기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지, 책임감이나 독립심, 배려심, 공감능력, 인내심, 진실성, 친절하고 온유한 성품 등이 나이에 맞게 발달해 있는지, 자녀의 식생활, 운동, 잠자는 습관이 건강하게 지켜지고 있는지, 어떻게 할 때 자녀가 재충전되고 휴식이 된다고 느끼는지 하는 것들을 검토해 보라.
위에서 열거한 사항들을 검토하면서, 자녀의 발달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적절한 수준의 도전으로 긍정적인 발달을 이끄는, 내 자녀만을 위한 맞춤 여름계획이 저절로 하나 둘씩 세워지리라 기대한다.
자녀의 여름방학 계획 세우기에 관한 질문이 있거나 조언이 필요하면 문의하길 바란다.
문의 giantess@gmail.com
<김영주 <메릴랜드주 ESOL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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