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느닷없이 MBC방송 프로그램에서 세간에 알려진 자신의 평가에 대해 해명했다. “안철수는 세상물정 모른다”“돈을 쓰지 않는다”“대통령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자신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벤처기업 창업과 1000억원이 넘는 사회기부 액수를 열거하며 설명했다. 이런 해명을 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후보감으로는 좀 경솔하고 어색하게 보인다.
안철수는 대통령 되기 힘들다. 무엇보다 지지기반이 약하다. 호남이 정말 차기주자로 안철수를 택한 것인지 호남이 더민주당에 대한 반발 심리로 안철수를 택한 것인지 명확치가 않다. 언제 호남인심이 그를 떠날지 불안해 보인다. 엊그제 실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벌써 문재인이 호남에서 지지율 27.1%로 안철수(17.2%)를 10%포인트나 앞선 1위로 올라서는 현상이 나타났다.
안철수 대표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중도정당 노선을 내세우고 있는데 한국에서 ‘중도’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희미한 색깔로 받아 들여 지기 마련이다. 차라리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입당 했더라면 지금쯤은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빛을 보지 않았을까.
문재인?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가리켜 “문재인이 나의 친구가 아니라 내가 문재인의 친구”라고 말했을 정도로 두 사람은 가깝다. 따라서 ‘문재인’하면 노무현이 연상되고 ‘운동권 세력’ ‘종북파’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문재인은 이같은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과거 선거 때마다 패했는데 그 이미지를 고치지 않은 채 또 2017년 대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에 인물이 없다. 김무성은 만사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그의 스타일이 무능력으로 비쳐져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새누리당의 대권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친박, 비박 모두 정권이 바뀌면 자신들이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만사에 조급하다.
새누리당의 한 가닥 희망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대선후보로 영입하는 것인데 반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것이 치명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년 통화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극찬한 것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기문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올해 초만 해도 문재인 지지율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앞서가고 있었다. 그런데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도 하락해 지금은 ‘박근혜와 가깝다’는 후보는 당선이 아니라 낙선이 보장되는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
친박계가 구상한 ‘박 대통령 이후’는 반기문 총장을 대통령으로 밀고 친박계가 총리를 차지하는 이원집정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과 충청 표를 합치면 호남지지를 얻지 못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총선 후 사정이 바뀌어 지금은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부인이 대선출마를 적극 반대하고 있고 또 반 총장이 진흙탕 속에서 뒹굴며 새누리당을 이끌어 가는 투사형 정치인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그의 정치적 기반은 열광적 지지층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 자생력이 없다. 누가 모셔 가면 꽃가마를 타는 입장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에 추한 당권경쟁이 또 펼쳐지는 날엔 반기문 후보는 백전백패다.
그러나 반기문 말고는 새누리당에 대안이 없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대통령감으로는 약해 보이고 반기문은 정치능력과 리더십이 입증되지 않은 외교관이다. 한국의 대선에서 대통령감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정치의 앞날이 걱정이다.
<
이철 고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