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3분 정도의 이웃에 복희씨가 산다.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하라’는 60중반을 넘어 할 일 많다는 핑계하는 70을 향해 쉬엄쉬엄 가고 싶은 복희씨다. 얼굴이 하얗고 새침떼기 복희씨는 의외로 수다쟁이다.
모든 걸 자식들이 해결해 주니 만사형통이다. 부러울 것 없는 대만족 인생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거칠 것이 없다. 하고 싶고, 먹고 싶고, 사고 싶고, 쓰고 싶고, 입고 싶고, 망설일 이유가 없다. 자식에게 의지하고 보호받고... 자식 위해 희생하고 살아온 난데 마땅히 누려야 할 몫이 아닌가!!
그런데 땅 짚고 헤엄치는 그녀 인생에도 고민과 갈등이 왔다. 그녀만이 풀어야 될 그녀 자신의 삶으로 인해 요즘 들어 엄청 고민이다. 나름대로 자신감과 패기가 넘쳤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인 일로 이제 와서 마음에 요동이 치는지 희미하게 잡힐 듯 말 듯 저 깊숙한 곳에서 소용돌이가 인다.
내가 미쳤나봐 내가 돌았나봐! 요 입이 방정이지...
소리쳐도 불러봐도 때늦은 후회지만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정확한 한마디 “노”라고 할 수 있다면... 시민권 인터뷰 하는 그 인간이 무섭게 째려보는 바람에 말이 헛나왔다. 다 잘 외웠는데... 나름 이리저리 준비도 어지간이 했는데 자꾸 복잡하고 까다로워진 인터뷰 심사관이 그녀를 뒤집어지게 했다. 몇 날 며칠을 되뇌이고 곱씹고 울화통이 터져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기도 여러 번!
후회해도 울어봐도 소용없는 일인 것을 알지만 부아가 끓어 별 궁리가 맴돌고 맴돈다.
일상의 호사는 누릴 수 있었지만 내 인생의 근본 해결책은 서지가 않는다.
결혼한 자식들에게 마냥 기대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며 파고드는 허무함에 마음이 흔들린다.
누구는 자식위해 희생을 안했는가! 그래도 묵묵히 노후를 위해 준비들을 하는 것 같던데...
오직 자식위한 일념에 복희씨 자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뭐야! 뭐야! 뭐야! 뭐야! 뭐야! 제발 날 내버려 두지 마!
드디어 칼을 뽑았다. 내 인생은 나의 것! 일어나자! 의지했던 그 모든 것을 떨치고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자식들의 만류에도 아랑 곳 없다. 체면이 다 뭐냐? 나를 찾아야 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정신일도 하사불성”
‘시민권 No Pass'는 복희씨 삶을 완전 바꾸었다.
자식도 내가 될 수는 없다.
실수는 실력이다. 이제 실수를 핑계할 수 없다. 실수 자체가 내 실력이다. 다시 실수해서는 안 된다. 나를 찾아 인생을 찾아 부딪치기를 결심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한 단어라도, 한 마디 말이라도 진정 내 것이 되어야한다.
내 영어를 만들기 위해 뭐든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자, 미국을 살아야 한다. 할 수 있다.
복희씨! 무한도전! 파이팅!
<진하경 / 헤이마켓,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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