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흔히 일반에 알려져 있지 않은 치매증후군의 하나인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multiple systemic atrophy)’에 대해서 이야기를 진행하려 한다. 먼저 얼마전 지면을 통해 설명한 78세 여성 환자의 경우를 다시 한번 요약해 보자면, 이 환자는 심해지는 건망증으로 내원 약 1-2년 전부터 일상 생활의 지장을 받기 시작하였으며, 급기야 악화된 기억력 감퇴(memory loss)로 주치의로부터 치매(dementia) 진단을 받게 되어, 필자를 보기 얼마 전부터 치매 치료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환자가 가진 증상으로는 단기 기억력(short-term memory) 감퇴와 더불어 걸음걸이의 이상(gait disturbance)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심한 어지럼증도 호소하고 있었다. 환자의 선별인지기능(screening cognitive function) 검사는 정상이었으나, 계속 시행된 정밀 인지기능검사에서는 시공간 지각력(visuo-spatial ability)의 장애를 가지고 있음으로 판정되었으며, 신경학적 검사(neurological examination)에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시사하는 가벼운 경직 상태(rigidity)와 손 떨림(tremor) 증상이 보였으며, 특징적으로 환자는 머리 위로 눈을 치켜 뜨는 동작(upgaze)을 할 수 없었다. 여러 검사를 종합하여 환자의 진단은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multiple systemic atrophy)’으로 내려지게 되었으며, 필자는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전에도 말하였듯이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은 퇴행성 뇌 질환(degenerative brain disorder)의 하나로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사람들 가운데 약 10%에 있어서는 후에 파킨슨병이 아닌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이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 추세에 있는 신경 질환이다. 두가지 형태의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이 알려져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파킨슨병 증상과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이는 형태(MSA-P, MSA-parkinsonian)와 다른 한 가지는 주로 소뇌 및 운동 신경계의 이상을 보이는 경우(MSA-C, MSA-cerebellar)다. 2007년 요시다(Yoshida M.)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노화 과정에서 신경세포에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이상 단백질이 축적이 되어서 신경세포를 빨리 죽게 함으로써 이와 같은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 과정에서 누구나가 다 겪게 되는 기억력의 감소 및 운동 능력의 소실은 물론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일부일 경우가 대다수 이겠지만, 만일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과 같은 병적인 퇴행성 신경계 질환의 초기 증상이라면 이에 대한 조기의 정확한 진단만이 최선의 치료와 관리를 보장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문의 (703)277-3360
<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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