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정가의 최대의 관심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출마 여부다. 그가 정말 대통령후보에 나설까. 나선다면 어느 정당의 후보가 될까. 또 입후보 한다면 후보경선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정치기반이 없는 그가 과연 당내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친박을 업고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설 것 이라고 주장한다.
그건 새누리당이 천지개벽하는 쇄신을 이룩할 경우에나 가능하다고 본다.
반 총장의 대선출마가 한국정가의 최대관심사인 이유는 여당인 새누리당에 마땅한 대통령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더민주에서는 문재인이,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가 대선후보로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는데 여당인 새누리는 대권의 그림조차 그리지 못해 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 놓여있다.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고 잘못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한 후 새누리당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니 새누리당엔 반기문 외에 대안이 없고 선택이 없는 실정이다. 반기문 현상이 이래서 일어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꽃가마로 모신다고 하자. 그럼 반 총장이 그 꽃가마를 탈까. 반기문은 정세를 읽는데도가 튼 관료출신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차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장관 등 정권이 갈릴 때마다 출세의 가도를 달린 처세의 달인이며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엔사무총장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금의 새누리당 진흙탕 싸움에서 친박 지지를 얻어 입후보했다가는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낙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그럼 야당후보로? 문재인과 안철수의 기세 등등에 맞설 수가 없고 들러리 역할밖에 못할 것이다. 정의화-손학규-유승민과 손잡고 제4당후보로? 새바람, 새판 짜기도 좋으나 1년 만에 신당을 창당하고 대통령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엄청난 가시밭길이다. 반 총장은 투사형이 아니다. 그런 가시밭길을 반기문이 걸어가려 할까. 정계개편을 리드할 그의 능력이 미지수다.
반기문 총장이 오직 믿을 수 있는 것은 충청도 파워다. 반 총장은 충북 음성 출신이다. 며칠 전 사임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대표적인 노신영(전 국무총리)사람으로 꼽힌다. JP(김종필)를 비롯한 충청인들은 충청도에서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으며 반기문이 충청인의 그 꿈을실현할 수 있는 적격자라고 믿고있다.
충청 대망론과 반기문 대망론이 동의어처럼 쓰여 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자금 파동을 일으킨 성완종이 충청포럼을 창립한 것도 충청대망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친박의 상징처럼되어있는 윤상현(충청포럼의 현 회장)이 왜 “김무성 죽여 버려!”라고말해 풍파를 일으켰는지도 이해가된다.
반기문의 취약점은 그의 인기가 정치적인 능력보다는 한국인으로 처음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국민들의 긍지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그에 대한 환상과 실제 모습이 선거전에서 다르게 나타나면 표가 우수수 떨어지게 된다.
그는 정치인이 아닌 유능한 관료출신 고건과 조순이 왜 대통령 후보전에서 고배를 마셨는지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보다는 차기를 내다보고 정치판에서 좀 수업을 쌓은 후 오스트리아의 발트하임(제4대 유엔사무총장)처럼 5년후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지금 친박이 몰고 오는 꽃가마에 덥석 올랐다가는 반 총장이나 새누리당 모두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새누리당이 반 총장에 온몸을 기대고 있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다른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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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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