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테니스 통산 8번째 대기록…프랑스오픈 결승전 ‘3전 4기’
▶ 1969년 레이버 이후 47년 만에 메이저 4개 대회 연속 우승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한 번씩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201만7천500 유로·약 419억원)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리(2위·영국)를 3시간 3분간 접전 끝에 3-1(3-6 6-1 6-2 6-4)로 물리쳤다.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서 2012년과 2014년, 2015년 등 세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조코비치는 '3전 4기'에 성공하며 역대 8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은 200만 유로(약 26억4천만원)다.
2008년 호주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는 2011년에 윔블던과 US오픈을 제패했고, 올해 드디어 롤랑가로스 패권을 차지하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두 수집했다.
지금까지 남자 테니스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프레드 페리(영국·1935년), 돈 버지(미국·1938년), 로드 레이버(호주·1962년), 로이 에머슨(호주·1964년), 앤드리 애거시(미국·1999년), 로저 페더러(스위스·2009년), 라파엘 나달(스페인·2010년) 등 7명이 달성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현역 선수는 페더러와 나달, 조코비치 등 세 명이다.
조코비치는 1세트 초반 게임스코어 1-4까지 끌려가며 고전한 끝에 첫 세트를 내줘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2세트 이후 대반격에 나서며 그동안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당한 3연패 사슬을 끊었다.
또 지난해 윔블던을 시작으로 US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등 최근 4개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메이저대회 28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남자 테니스에서 4개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우승한 것은 1938년 버지, 1962년과 1969년 레이버에 이어 조코비치가 47년 만이다.
당시 버지와 레이버는 한 해에 4개 메이저를 석권한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버지는 1937년 윔블던부터 1938년 US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6연승을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또 1992년 짐 쿠리어(미국) 이후 24년 만에 한 해에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선수가 되기도 했다.
머리는 2세트부터 갑자기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2세트에서 처음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줄 때는 더블폴트, 3세트에서 첫 브레이크를 당할 때는 손쉬운 발리가 네트에 걸리는 등 고비마다 실책이 나왔다.
공격 성공에서 조코비치가 41-23으로 앞섰고, 실책은 39-37로 머리가 2개 더 많았으나 2세트 이후만 따져서는 33-24로 차이가 컸다.
특히 조코비치는 영리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머리를 좌우로 많이 흔들어댔고, 이번 대회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드롭샷도 수시로 써먹으며 머리를 괴롭혔다.
머리의 백핸드 샷이 네트에 걸리면서 우승이 확정되자 그대로 코트에 드러누운 조코비치는 경기를 마친 뒤 유창한 프랑스어로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다. 어쩌면 내 선수 경력에서 가장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코비치의 코치인 보리스 베커(독일)도 프랑스오픈의 한을 풀었다.
베커는 현역 시절 호주오픈에서 2회, 윔블던 3회, US오픈 1회 등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으나 유독 프랑스오픈에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으나 이날 조코비치의 우승으로 간접적으로나마 롤랑가로스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영국 선수로는 1935년 페리 이후 81년 만에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을 노린 머리는 4세트 게임스코어 2-5에서 연달아 두 게임을 만회했으나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서는 전날 세상을 떠난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를 추모하는 시간이 잠시 마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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