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출근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경비원아저씨들이다. 건물안으로 들어서면 꼭 계단 주변이나 현관주변에서 만나는 분들이 있다. ’건물 청소부’, 지금은 ‘미화원’이라고 부르는 분들을 만난다.
기억한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잘 닦인 구두와 가지런한 머릿결, 서류가방을 든 직장 초년생, 대학을 갓졸업해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출근 길, 그들을 바라보는 전혀 또 다른 시선들,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가방속에 항상 백원짜리 ‘껌’을 몇통씩 준비했다. ‘배운대로 하기 위해서…’입사연수는 거의 1개월에 걸쳐서 진행된다. 인성과 직무가 그 기본이고 직장내의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들이 주된 내용이다. 회사사장도 중요하지만 참으로 중요한 분들(?)에 대한 귀띔과 조언, 교육은 쇼킹했다. ‘수위, 청소부와 친해지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 분들과의 매일 반복되었던 ‘껌 전달’은 물론 보이지 않게 6개월을 넘게 지속되었다. 그리고 야근 후에는 해서는 안되지만 간단한 대포자리(?)까지도 자연스러웠다. 그 분들은 잘 아는 게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얼마나 계속 다닐 것인지, 승진을 누가 할 것인지, 자기네들끼리지만 의견의 일치를 먼저 해 보지만 그게 거의 들어 맞는다는 것이다.
차마 말은 않지만 자식들이 공부 마치고 그렇게 차려입고 직장의 사무실에 출근하는 모습이 ‘소원’이라는 어느 분의 말씀에 더더욱 나의 어머니, 아버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내 모습을 빈정대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내가 마음쓰는 것 이상으로 나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것들을 되돌려받았던 일이 며칠전 따뜻한 국회소식을 접하면서 추억처럼 떠 올랐다.
바로 엊그제 다른곳도 아닌 국회에서 ‘청소부 아줌마‘들이 울음을 터뜨린 장면이 인터넷 세상에는 순식간에 퍼졌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는 국회의원도 있지만 그 사무실을 청소하는 분들이 207명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동시대에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들이 모인곳에서 정식직원도 아닌 청소하청업체에서 파견되어 언제 잘릴 지도 모르고 바닥이며, 유리창 건물전체를 닦는 일을 하는 분들이다. 20대 국회가 열리고 신임 국회의장이 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6. 16일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를 국회사무처가 직접 고용하고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3억9천만원을 절감해서 임금을 20만원씩 인상해드리겠다.’고 발표하였다. 미화원 어머니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환영하고 감사해 하는 장면이었다. 이런 걸 신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라가 이렇게 되는 게 정상인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의문을 갖게되는 게 ‘이런 걸 그 동안에는 왜 안했을까,’‘국민을 위한다는 국회, 민생을 위한다는 정치권에서 1명의 하청업체 사장을 위해서 207명 ‘국민’들을 국회내에서 조차 노예처럼, 파리 목숨 취급하는 걸 지켜봐 왔을까.’2011년 새누리당 박희태 전임 국회의장도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었다. 그들은 말로만 ‘민생’을 했다. 더군다나 김태흠 의원이라는 자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미화원 어머니들에게 ‘노동3권을 주면 툭하면 파업할 것’ 이라고 했으니, 같은 국회내에서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무엇인지가 극명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정치가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정치가 바뀌면 국민의 삶도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절대로 그놈이 그놈은 아닌 것이다.’
<
강창구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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