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고릴라 우리에 빠진 3살 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멸종 위기에 놓인 고릴라를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 온 이 아이의 어머니는 다른 아이들을 돌보느라 3살짜리에게서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이 아이는 울타리를 넘어 고릴라 우리로 떨어진 것이다.
동물원 당국은 마취제를 발사하는 것을 고려했었으나 그랬다가 고릴라가 더 흥분할 경우 아이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 사살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 애호가들은 죄 없는 동물을 죽인 동물원과 아이를 방치해 결국 고릴라를 죽음으로 몬 아이 부모를 지탄했다.
그러나 신시내티 검찰은 동물원은 물론 아이 부모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릴라가 죽은 것은 애석하지만 고릴라를 살리려다 만약 아이가 죽는 사태가 발생했더라면 그 파장은 엄청나게 컸을 것이다.
고릴라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달 초에는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2살 박이 아이가 악어에 물려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디즈니 리조트 바로 앞 물가에서 놀던 아이는 갑자기 나타난 악어에 물려 물속으로 끌려들어간 지 16시간 만에 익사체로 발견됐다. 수색 작업 도중 애꿎은 악어 네 마리만 사살 당했다. 플로리다에는 수백만 마리의 악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70년간 악어에 물려 죽은 사람은 24명뿐이다. 악어는 사람을 보면 거의 대부분 물기보다는 피하기 때문이다. 이 아기 사망 전 마지막으로 죽은 사람은 악어에 물려서 죽은 것이 아니라 악어에 물린데 대해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난 26년간 동물원에서 인간이 동물에게 공격당한 사건은 256 차례 일어났다. 이들 대부분은 조련사와 동물 사이에 일어났지만 때로는 관객들이 다치기도 한다. 관객들이 다친 경우는 대부분 관객들이 우리 안으로 들어가거나 동물들은 자극해 일어났다. 2015년 네브래스카 오마하 동물원에서는 유리로 막혀 있는 고릴라 우리 앞에서 여자 아이가 가슴을 두드리는 고릴라 흉내를 내자 분노한 수컷 고릴라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유리에 몸을 던지는 바람에 유리가 깨진 일이 있다. 2007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호랑이가 울타리를 뛰어넘어 구경꾼을 물어 죽인 일이 있는데 이때도 이들은 돌을 던지며 호랑이를 놀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피츠버그에서는 엘리자벳 더커시가 2살 난 아들에게 개를 더 잘 보여주려고 들개 우리 안으로 내밀었다 떨어뜨려 개에게 물려 죽은 일이 있다.
21일 올 여름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 마스코트인 재구아가 도주하려다 사살됐다. 아마존의 상징인 이 재구아는 성화 봉송 사진을 찍은 후 하루 만에 죽었는데 관계자들은 이 동물이 마나우스 동물원에서 탈출을 시도했으며 마취탄을 네 발이나 맞았는데도 수의사를 해치려 해 어쩔 수 없이 사살했다고 밝혔다. 경제난과 치안 부재, 정치 스캔들로 얼룩진 브라질에서 마스코트까지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올림픽 경기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충돌해 발생하는 비극은 대부분의 경우 인간의 잘못이다. 동물을 흥분시키지 않고 안전장치를 갖추며 야생 동물 출몰 지역에 대한 안내판 설치와 교육을 충분히 하면 거의 막을 수 있다. 본능에 따라 살고자 한 것밖에 없는데 인간의 잘못으로 숨진 동물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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