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여성환자가 오래된 어지럼증(dizziness)을 주증상으로 신경내과 전문의(neurologist)인 필자를 찾아 왔다. 환자는 과거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 및 치료를 받아 보아 봤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였으며, 흥미롭게도 과거에 신경내과 전문의를 본적은 없었다고 하였다.

환자의 어지럼증은 40대 초반에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어지럼증의 세기 또한 더욱 심해졌다고 하였다. 환자가 호소하는 어지럼증은 현재 환자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었다.

환자는 한번 어지럼증이 올 때면, 보통 하루 이틀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였으며, 가끔은 이 증상으로 응급실을 가기도 한다고 하였다. 환자에게 자세히 물어보니 환자는 두 종류의 어지러운 증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주위가 한쪽 방향으로-정확히 말해 환자의 경우 시계 방향(clockwise direction)으로- 계속 빙빙 돌면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나고, 또한 일어서거나 걷기가 매우 힘든 어지럼증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매우 가끔 일어나는데 갑자기 앞이 깜깜해지며 정신을 잃을 것 같아 주저앉아버리는 형태의 어지럼증이었다.

특이할 점으로 환자는 또한 오랜 동안 편두통(migraine)을 앓아온 과거력이 있었으며, 또한 가족 중에도 편두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환자의 편두통 또한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하였으며, 두통의 강도 또한 매우 심하여 머리가 아파 정상 활동을 못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하였다.

필자가 환자를 진찰하는 가운데 알아낸 중요한 사실 중의 하나는 환자가 주로 호소하고있는 어지럼증과 두통이 일정간격을 두고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환자에 의하면 대부분의 경우 두통이 먼저 생기기보다, 주로 환자의 빙빙 도는 형태의 어지럼증이 먼저 오고, 그 이후에 순차적으로 머리의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 또한 여러가지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되어 함께 나타난다고 하였다.

흔하게는 멀미한 것 같이 속이 좋지 않거나 토하기도 하며, 눈이 사물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해지기도 하며, 또한 눈과 귀가 큰 소리나 밝은 빛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두통이 시작되기전 귀에서 소리가 들리거나 반대로 청력이 떨어져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 말하는 것도 어눌해지고, 눈에서는 물건이 둘로 보이는 복시(double vision)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였다.

환자는 최근 응급실을 방문하였으며, 그때 여러가지 검사와 더불어 뇌촬영도 하였다고 하였다. 환자가 가져온 응급실 기록을 살펴보니 환자는 여러가지 혈액검사와 더불어 뇌컴퓨터 단층촬영(CT, computerized tomography)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지면 관계상 다음시간에 이어서 이 환자가 호소하는 특이한 형태의 어지럼증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문의 (571)620-7159

<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