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 나도 항상 꿈을 꾼다. 어느덧 금년도 절반이 지나 8월이 코앞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흘려버린 시간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점점 짧아지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만 바빠진다. 인생이란 언제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는 일 없이 하루하루를 그대로 흘려보낸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에 오늘도 열심히 노력한다. 행복이란 누가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노력해서 성취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가을에 나는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자서전 ‘세월의 향기’를 세상에 내놓았는데 주위의 좋은 반응을 전해들을 때 감사함과 함께 하나의 꿈을 이루었다는 흐뭇함이 크다.
이 미국 땅에 발을 디딘 후, 정착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다보니 어느덧 몇 십년이 흘렀다. 내가 대학에서 공부한 음악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몇 년 전 은퇴 후 무엇을 해야 나의 지난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고민에 잠겨 있을 때 문득 옛날 학창시절의 어느 날 아버지와의 대화가 기억났다. “혜자야! 작곡 공부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남이 작곡한 곡을 평생 연습하고 연주하느라 애쓰는데 네가 작곡하면 너의 곡(曲)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아버지도, 참! 피아노 연습 시간도 모자라는데 언제 작곡을 하겠어요.” 그때는 그렇게 흘렸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께서 내 머릿속에 꿈의 씨앗을 심어주신 순간이었던 것 같다. 살다보니 그 순간을 잊고 지냈는데 은퇴를 하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몇십 년 전에 들었던 아버지의 음성이 나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아! 내 전공이 음악이니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 노래를 작곡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저녁 식사 때 “오늘 친구들이 요즘 노래들은 너무 따라 부르기가 힘들어서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때 나는 ‘아! 바로 이것이구나, 내가 할 일이...’ 그 다음날부터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노래를 위한 시(詩)를 짓기 시작했다. 노래를 하고 싶어도 어려워서 가까이 못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노래가 어떤 것일까? 첫째로 멜로디는 간단하게, 가사는 서정적이어서 노래를 부를 때에 부담 없이 편안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 하나하나의 시를 생각하며 내 자신이 시 속으로 들어가 느끼며 모든 곡들을 작곡하고 노래 부르고, 반주하며 녹음해서 저장을 해 놓았다가 지난 해 가을 CD로 탄생시켰다. 나의 또 하나의 꿈이 이루어졌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금년에는 무엇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 하고 깊이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가 보지 못한 길을 택해서 걸어가 보겠다는 생각에 상록대학에 신설된 미술반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찌 그리도 재미있는지 주위 분들한테 권하고 싶다. 좀 더 젊을 시절에 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며 부지런히 그림연습을 한다. 누구든지 자기가 원하는, 또 좋아하는 일을 택해서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믿으며 온 길보다 갈 길이 짧은 이 시점에서 더욱 값진 인생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도 행복을 갖다 주지 않는다. 노력하며 그 결과를 볼 때에 마음속에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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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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