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불평등을 심화시킨 자유 시장경제 시스템에 격노하고 있다. 다수의 중^하위층 시민들은 기존의 정치에 혐오를 느끼며 왼쪽과 오른쪽 구분 없이 그 동안의 양 진영에서 느낀 불만과 고통을 도널드 트럼프를 통해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선거혁명을 꿈꾸고 있다.
트럼프는 비주류 ‘아웃 라이어(outliers)’로 기존 정치인과 다른 방법으로 그만의 이상한 세계관을 통해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는 소화불량 유권자에 초점을 맞춘 포퓰리즘 메시지를 통해 무섭게 질주하며 마침내 전당대회 개최를 기점으로 힐러리를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도박, 카지노, 부동산 비즈니스맨이기도 하지만 고의적 창조적 파산자이며 반이민 정서와 국수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혐오주의자, 인종차별자, 여성차별자로 매우 위험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트럼프가 막말을 하고 이치에 닿지 않는 주장을 해도 금기를 깨며 좌충우돌하는 트럼프에 대중은 열광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올까? 왜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믿고 따를까?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CEO 연봉 및 보너스 잔치에 대한 도덕적 분노를 느낀 근로자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파산기업이나 은행에 재정을 지원하는 구제금융(Bail-outs)에 성난 납세자들, 글로벌 자유무역과 조약으로 대량 해고된 노동자들은 생존에 고통을 느끼며 점점 옥죄어 오는 압박에 그들의 삶은 송두리째 파괴되었다.
지난 수십년간 이들은 자신을 경제적 낙오자로 여겨왔다. 제조업과 운송업 그리고 비전문직에 종사한 이들은 상당히 높은 임금을 받았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의 임금은 35년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1950-1960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고 가장 많은 노동자를 고용한 GE기업이 중산층 생활에 어울리는 임금인 시간당 50달러를 지불하고 복지혜택을 준 이들의 부모 세대가 누렸던 생활수준을 누리지 못하는데 분노하고 있다.
분노는 현실 속에서 성토할만한 악당들을 찾기 마련이다. 일자리를 빼앗는 이민자들, 성의 구별을 혼란스럽게 하는 동성애자들, 정실 자본주의에 유착되어 부패를 일삼는 기존의 정치가들이 그 대상의 표적이다.
불평등은 갈등의 씨앗을 유발한다. 트럼프가 갖고 있는 호소력이 먹히는 이유는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기성 정치인과 달리 그들이 생각한 악당들에 대한 적대 발언을 서슴지 않고 “미국의 힘을 과시하겠다” “미국인들 이익을 최우선 하겠다”고 나서는 트럼프에게 속 시원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분노한 미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미국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약속으로 유권자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시장중심과 금융자본주의는 다수의 패자와 소수의 승자를 생산해내는 제도이다. 규제완화 시장, 글로벌 자유무역, 제조 산업의 아웃소싱,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사회 안전망의 수축 등 이는 경제적 착취와 불평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주요 수치는 수년간 미국기업의 이익과 상위 클래스 방어에 너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러한 혁신 덕분에 그들은 1%의 상위에 오르고 다수는 사회 밑바닥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침묵했던 다수의 외로운 대중은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며 반기를 들고 트럼프 경제노믹스에 매료되어 ‘트럼프 타워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의 입장에서 벗어나는 건 불법이민자와 자유무역 문제만이 아니다. 그는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 제도를 강하게 지지한다. 경기침체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중산층^빈곤층 사람들에 대한 도움을 약속했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수퍼팩(SPC) 도움은 필요 없어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 같다.
그러나 만약에 그가 올 11월 본선 레이스에서 승리를 한다면 그의 기질과 성향으로 봐서는 이러한 약속들은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화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니다.
경제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는 세상은 결코 사회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류 역사상 반복된 교훈이다. 다수의 미국 대중은 트럼프의 포퓰리즘에 속고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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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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