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안 한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모른다. 집 근처 클럽에 1년 멤버십으로 등록하고 나서도 이런저런 못 갈 이유가 너무 많다. 나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큰 불편함 없이 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아무리 자도 몸이 뻐근하고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고, 온몸이 쑤시고 비타민을 먹어봐도 큰 효과가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운동을 위해 장비 탓을 하며 새 운동복, 운동화를 구입하고 나서도 한참을 미적거리다 동네에서 여자들만 가는 클럽을 발견해냈다. 30분 순환운동을 한다는 컨셉의 클럽에서는 동그랗게 둘러있는 운동기구들을 모두 함께 움직이면서 이용해야 하는데 한번 그 동그라미에 들어가면 내 뒤에 쫓아오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주 3회 목표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웬걸 재미가 있다. 나이든 미국 아주머니들의 사랑방 같은 그곳에서 운동을 하는데 세계 공통으로 아줌마들의 수다는 한결같다. 가족 이야기, 남편 이야기, 가드닝 이야기 등등 그렇게 떠밀리듯 30분을 돌고 나면 운동부족 증후군인 나도 개운함을 느낀다.

짧은 시간이지만 운동의 정신적 체력적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팔이나 다리 등 일부 신체 부위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생활을 통하여 그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사용하지 않은 부위는 근육이 위축되고 기능도 감소되기 때문에 규칙적 운동을 통해 그 기능을 발달시켜야 한다. 자 ,이제 모두 다함께 집 주변을 한 바퀴 걷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이상희 / UC 리버사이드 인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