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하나
삼성의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 성매매니 어쩌니 하면서 가십(gossip)거리로 뉴스가 꽤나 떠들썩하다. 나는 이 뉴스를 들으면서 몇 번 보았던 이 회장의 TV 화면이 떠올랐다. 두 명의 수행비서(?) 같은 사람으로부터 양팔의 부축을 받고 걷고 있고, 기자들이 이것저것 인터뷰 하는 장면 말이다. 바로 그 시절인 2-3 년 전에 그 분이 성 매매 여자를,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을 집으로 불러 들였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기사가 연속적으로 지면을 덮을 때에 소위 ‘윗방아기’가 떠올랐다. 이미 오랜 이야기지만 예전에는 소위 대가 집에서 효자 아들이 환갑이 가까워지는 아버지의 양기(?)를 북돋아 준다고 열 대살 되는 종이나 머슴 딸들을 아버지 배 위에 엎어져 자게 했다. 젊은 아기 배에서 늙은 아버지 배로 양기가 전달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3 류 선정적인 잡지사가 아니라 책임 있는 언론인들의 생각이 어떠하였을까 궁금했다. 그러한 건강 상태에 있는 이 회장이 진정 성 매수를 원했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서실이나 가족들이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무시하고 성 매수를 하도록 도와주리라고 믿고 있을까? 나처럼 ‘윗방 아기’ 같은 것 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언론인이 단 몇 분이라도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 검찰에서 이 사건을 취급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이건희 회장은 인격 살인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윗방 아기’가 시대에 뒤떨어지기도 하고 또 도덕적으로 옹호 할 마음은 없다. 또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임 있는 언론사의 다만 몇 명이라도 3류 잡지 선정성 기사에 동참해서 성 매수라고 몰매를 주는 대신 이 회장을 명예 회복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탈출구를 줄 수 있게 윗방 아기 같은 기사라도 써 줄 용기가 없었는지?
케이스 둘.
나향욱이란 전 교육부 정책 기획관이 국민을 개 돼지라고 했다고 야단들이었다가 결국 파면을 당한 것으로 끝이 났다. 나는 이 소식이 계속 뉴스에 올랐을 때에 그 개돼지 이야기를 두 개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가 소위 갑에 위치에서 국민을 을로 보고 깔보며 멸시하는 시각과, 아니면 자조적인 기분으로 한 시각인가 말이다.
나는 우선 나 씨가 교육부 국장급으로 신문사 기자와 사석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는 사실에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그 사석에서 자기가 갑의 위치에서 국민들을 을로 보면서 개돼지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믿고 싶지 않다. 오히려 지금 교육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떤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깨어나지 않는 의식, 아무런 생각도 없이 과격한 몇 사람 주장에 그저 맹종 하는 듯한 태도, 이런 것에 대해서 기자들과 대화 속에서 격분해서 튀어 나온 말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몇 백억 원씩 불법으로 축재를 하는 검사 출신들, 자기 차 운전수를 노예쯤으로 생각하는 재벌 3세 등으로 사회가 가난한자, (을)들의 울분으로 극렬한 대치로 치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여기에 편승해서 시민들의 불만을 시원하게 해 준다고 선정성 글을 3류 잡지 등 언론에서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이건희, 나향욱 두 사람의 사건을 싸잡아서 드라마틱하게 쓰고 있는 것 같다.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니다. 책임 있는 언론에 종사하는 언론인들이 좀 나서서 대치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두 양극을 다독거리는 그리고 좀 완화하거나 화해 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를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몸을 사리는지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유감이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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