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소방국 소속 소방관들이 지난 5일 시카고 남부 한 공원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서 총에 맞은 피해자에게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종분리와 빈부격차, 총기폭력으로 얼룩진 미국 시카고에서 올해 총격을 받은 피해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다.
13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 총격 당한 43명 중 8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하면서 올해 들어 시카고에서 총격 피해자 수는 최소 3,030여명으로 늘었다.
이 수치는 지난 한 해 총격 피해자 수 2,980명보다 많다. 시카고 살인사건은 지난 5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이미 500건을 돌파했다. 작년 한 해 살인사건 수는 총 481건이었다.
시카고 트리뷴은 3,000건 이상의 총기사고 대부분이 도시 남부와 서부에 각각 위치한 저소득층 흑인과 히스패닉 밀집지구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22개 경찰 지구 가운데 올해 들어 총기사고가 가장 잦은 곳은 서부 외곽의 해리슨으로, 지금까지 420여명의 총격 피해자가 나왔다. 작년 같은 기간의 237명보다 78.5% 증가한 수치다.
남부 우범지대인 잉글우드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246명)보다 31.7% 더 많은 324명이 총격을 받았다.
해리슨 지구에 인접한 오스틴 지구의 경우, 총격 피해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112명)보다 배 이상인 265명으로 급증했다.
총기사고율이 감소한 3개 지구는 모두 도시 북부와 북서부 지역으로, 총기사고 건수가 각각 10∼30여건을 넘지 않았다.
트리뷴은 “올해 총기사고 피해자 가운데 13세 이하 어린이가 30명에 달한다”며 작년 동기 대비 5명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시카고 경찰은 총기폭력 급증 원인으로 불법무기 유입과 고질적인 폭력조직을 지목했다.
경찰은 “한때 고도로 조직화·계층화돼 있던 거대 폭력조직이 리더십 와해로 작은 분파로 나뉘면서 파벌 간 갈등이 늘어났다”며 “게다가 소셜미디어 활성화로 충돌이 쉽게 표면화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백인 경관에 의한 비무장 10대 흑인 총격사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사법당국의 집중적 조사를 받으면서 사기가 떨어져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반폭력 청소년 운동조직 ‘키즈 오프 더 블락’(Kids Off The Block)의 대표 다이앤 라티커는 “사회적으로 소외됐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총기가 힘을 준다”며 “총을 그들이 가진 유일한 힘으로 믿게 되고, 힘을 가졌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