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여성 환자가 심한 불면증(insomnia)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독신 여성으로 혼자 지내오고 있는데 지금의 불면증은 약 3-4년에 걸쳐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환자의 문제는 잠을 청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것이 아니고, 보통 깊은 잠을 들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환자는 초저녁에 잠이 드는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10시나 11시가 조금 넘는 늦은 밤부터는 여러번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여,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환자는 밤새 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아침이면 잠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다고 하였다. 또한 아침에 눈을 떴을때 앞머리가 무거운 두통과 입이 굉장이 말라 있는 경우가 많다고도 하였다. 환자는 때로 낮잠을 자기도 하는데 이는 보통 일 주일에 한번 꼴이라고 하였다. 환자는 스스로 우울하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전혀 없으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심각한 수면장애로 매우 삶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고 하였다.
다른 의학적 문제로 환자는 고혈압(hypertension)이 있었으며, 체질량지수(BMI) 26kg/m2으로 약간의 과체중(overweight)이 있었다. 환자는 혼자 생활하는 관계로 본인이 코를 고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고 하였으나, 환자의 고혈압, 과체중 그리고 위에서 환자가 기술한 불면증의 문제 등을 고려해 볼 때 필자는 이 환자에게 다분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의 위험이 높아 보였으므로, 환자를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ic study, PSG)를 받아보도록 의뢰하게 되었다.
필자의 권유대로 환자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았으며, 검사 결과 필자의 예상대로 환자는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음으로 판명되었다. 특히 검사 내용 가운데 주목할 사항으로, 환자의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었는데, 이 환자의 경우 매 시간당 45회, 즉 수면 중 환자의 호흡이 줄거나 완전히 멈추는 횟수가 매 시간당 45회 생긴다는 의미로, 이는 환자가 매우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고 판정할 수 있는 수치였다. 환자의 치료로 지속성 양압 호흡치료(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가 시작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적절한 체중을 감량을 통하여 환자의 수면무호흡증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더불어 환자의 심각한 불면증도 매우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었다.
불면증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환자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수면 무호흡증을 교정하지 않고서는 결코 불면증이 호전될 수 없다는 점이다. 연구에 의하면 수면 무호흡증은 불면증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장질환 및 뇌졸중(중풍)을 유발하는 심각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수면 무호흡증의 적절한 치료 없이는 10년 사망률이 무려 35%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것이 수면 무호흡증이다. 문의 (571)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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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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