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컴퓨터와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가 암으로 죽기 전에 세상 사람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아름다웠던 추억들뿐이다. 그 기억들은 나와 함께 했었고 힘과 빛을 주는 보물이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사람은 나이가 들고 늙어지면 살아갈 세월보다는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며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면서 살아간다. 나에게도 연민을 느끼는 추억이 있었다. 35년 전.
런던의 중심가인 서호에 가면 올림포스 가(街) 근처에 ‘오사카’ 라는 가벼운 음식과 주류를 파는 식당식 카페가 있었다. 이곳에는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아끼꼬 라는 피아니스트가 영^미의 로맨틱한 팝송이나 이탈리아의 국민가요인 칸소네를 노래하며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녀는 예쁜 20대의 처녀였었는데, 그녀의 노래는 언제나 우수에 젖어 있었다. 그 시절에는 해외 수출 붐으로 활동하던 한국의 상사원들과 일본 사람들이 일이 끝난 저녁이면 오사카에 몰려와서 그녀의 노래와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향수를 달랬다. 나는 그녀가 우수에 젖은 노래만 부르는 것이 궁금했다. 어느 날 저녁, 그녀가 연주를 끝내고 잠깐 쉬는 막간을 이용해서 그녀를 나의 테이블로 초대해서 우수에 젖은 노래만 부르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나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부산에서 태어 났습니다. 선천성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되었지요. 나는 어릴 때부터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구들로부터 ‘쪽바리’ 와 ‘아이노꾸(튀기를 말함)’ 라는 말을 들으며 왕따 당하면서 살았어요. 나는 이런 세상이 싫어서 음악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음대 3학년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어요. 어머니는 나에게 일본으로 돌아가자고 권했습니다. 나는 또다시 일본에서 아이노꾸로 왕따 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에게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친구가 일하고 있는 여기 오사카로 왔지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어 행복하기도 하고요. 장님인 헬렌켈러가 이런 말을 했지요. ’행복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닫힌 문만 바라보면서 우리 앞에 활짝 열린 문은 보지 못한다’라는 말. 행복의 문은 하나가 아니고 또 다른 문이 반드시 존재하는 것을 믿어요.”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곡 아도로(ADORO)를 노래하며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곡은 이탈리아의 국민가수인 로베르토 레데스마(Roberto Ledesma) 가 칸소네 스타일로 이별의 아픔을 중저음의 애끓는 목소리로 불러 모든 유럽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로맨틱한 노래였다.
내가 런던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나 아끼꼬가 좋아했던 멋진 한국남자와 결혼을 했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받고 열린 행복의 문을 믿으며, 웃어도 가슴이 아팠던 절망의 추억을 행복한 삶으로 일구어낸 아끼꼬. 그녀를 생각하며 나의 인생을 돌아본다. 나는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에게 어떤 열매를 맺었냐고 물어 볼 것이다. 아름다운 꽃잎이 떨어져 낙엽이 되었지만, 내 마음에 꽃씨를 심어 영원을 향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며 살아가고 싶다.
<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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