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숫자와 데이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몇 %의 사람들이 누구를 지지하며 몇 %의 사람들이 실제로 투표를 한다’ 등의 숫자를 기초로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고 ‘몇 %의 사람들이 어떤 병을 앓고 있다’ ‘몇 %의 사람들이 부당한 일을 경험한다’ 등 숫자로 사태의 심각성이 표현된다. 하지만 숫자로는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연구 보조원으로 일할 때였다. 정해진 질문으로 인터뷰 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로 입력하는 일이었다. 20분~ 1시간 한 사람과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성격, 생각, 생활습관 등에 대해 잘 알게 되곤 했다.Yes 혹은 No라는 대답 뒤에는 그들이 살아온 수십년, 그리고 그 수십년을 통해 만들어진 성격, 소신, 생각 등이 모두 들어가 있어 각자 너무나 다른 Yes 혹은 No가 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결과를 입력할 때 대답들은 그저 0, 1, 0, 1 로 표시하여야만 했다. 그리고는 숫자로 합쳐져 퍼센티지로 계산되는 걸 지켜보았다. 그 숫자 안에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다는 것에,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가 묻혀버리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숫자와 데이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의 경험과 소신, 생각을 총체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나 있을까?
<김수희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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