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흐르는 별들 아래서 우리는 하류를 향해 흘러갔네. 그리고 해가 떠오를 때까지 잠을 잤다네. 캐피탈에 이르렀을 때 도시는 이미 폐허, 우리는 의자와 테이블을 찾아내 거대한 불을 피웠다네. 그 무서운 열기에 머리 위를 나르는 새들은 불이 붙은 채 땅으로 떨어졌다네. 그것을 우리는 먹었고, 그리고 계속해서 걸어갔다네. 얼어붙은 바다와 달빛 같은 조약돌들이 흩어진 대지 위를. 만일 거기서 멈추었더라면, 그곳에서 돌아섰다면, 그래서 우리가 떠나온 그 정원을 향해 돌아갔다면, 깨어진 항아리와 썩은 잎더미가 있는, 그곳에 앉아 집을 올려다보며 창문 위를 지나가는 햇살을 바라보고만 있었더라면 그러면 충분하였을 것이다, 바람이 울어대고,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텅 빈 책의 페이지들처럼 구름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을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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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스트랜드의 시들은 독자를 어떤 신비한 서사적 배경 속으로 안내하곤 한다.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이 빚은 비극적 장소를 대비적으로 보여주는 이 시도 그 중 하나이다. 독특한 것은 우리가 떠나온 전원도 폐허이며 우리가 이른 도시라는 곳도 폐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산다는 것은 폐허를 걷는 일이며 잘못된 선택 또한 폐허라는 비극적 운명의 한 조각뿐인 셈이다. 폐허에서 또 다른 폐허를 향해 이동해 가는 서사적인 파멸, 그 과정이 삶이며 또 역사인가? 파멸해가는 혹은 너무 빠르게 진화하는 인류문명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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