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개봉 스콜세지 감독 ‘사일런스’ 출연
17세기 천주교 박해 극에 달했던 일본 배경
선교사로 파송된 신부 페레이라 역 맡아
23일 전국 개봉에 앞서 지난 9일 맨하탄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 영화 ‘사일런스’ 기자 회견장에서 만난 리암 니슨은 이 영화를 ‘신앙에 대한 시험이자 우리 내면에 있는 신앙에 대한 탐구’라고 정의했다.
2시간 39분의 런닝타임만큼 주제의 무거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이 영화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58번째 작품으로 올해 전미비평가협회(AFI) 각색상 수상작이자 AFI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탑 10’ 작품이기도 하다.
‘갱스 오브 뉴욕’ 이후 스콜세지 감독과 함께 한 두 번째 작품으로 니슨은 감독에 대한 찬사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니슨은 “스콜세지 감독은 100이 필요한 상황에서 300을 해내는 사람으로 정말로 특별한 아티스트다. 촬영 현장에서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며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지만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지루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영화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판이하게 달라져 있었다. 모든 게 명확했고 한눈에 이해됐다”고 말했다.
17세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했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일본에 선교사로 파송된 신부 페레이라의 배교 소식을 들은 그의 두 제자, 로드리게즈와 가르페 신부가 일본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니슨은 자신이 맡은 페레이라 신부는 크게 인정받는 수사였기 때문에 그의 배교 소식은 가톨릭교의 큰 수치가 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니슨은 초월자를 향한 신앙(Faith)과 신의 존재를 믿는 믿음(Belief)을 구분하며 그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로 인해 파면을 당하지만, 그가 한 일들은 그 자신을 위해서 한 행동들이 아니며,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며 “그는 신앙(Faith)은 포기했지만 자신이 믿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Belief)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때로는 직설적인 말을 서슴없이 던지면서도 인터뷰 내내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대답으로 일관했지만 한국 영화계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올해 개봉한 ‘인천 상륙작전’에서 그는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역을 맡아 열연했다. 니슨은 촬영을 위해 한국에 가기 전에 맥아더 장군이 그렇게 존경받는 인물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스태프들의 뛰어난 업무능력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한국의 영화 스태프들은 정말 환상적이다. 빠르고, 효율적이며 최고다(Top notch). 같이 일하게 되어 영광이었다”며 ”맥아더 장군이 전쟁 당시 그의 계급에는 맞지 않았지만 필리핀 대령의 모자를 써야했는데, 애착을 많이 가져서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했었다. 그래서 그의 손때가 묻고 아주 낡은 모자가 필요했는데 의상 감독이 모자를 가져가 하루만에 아주 오래된 중고 모자로 만들어왔다. 그런 게 예술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당시 공산주의에 대항해 목숨을 걸고 싸운 용감한 국민들이 있는 너무 아름다운 나라다. 거기에 있는 게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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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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