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미주한인 이민생활 의식 및 성취도 여론조사’
▶ 은퇴 희망 연령은 “70세 이후”도 32%, 은퇴 후 살고싶은 곳 “현재 거주지”3 5% 최다
가장 많은 한인들이 은퇴 적령기로 60대 후반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연장자들이 은퇴 노인 현황 세미나를 경청하고 있다.
# 미국 생활과 은퇴 준비
이민 생활에서 ‘은퇴 준비’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 시스템이 갖춰진 미국이지만 연금 운영 기금 자체가 장기적으로 볼 때 안정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바쁜 이민 생활 속에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아 은퇴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이 상당한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한인들에게 은퇴 적령기와 ‘은퇴 후 재정적 준비 상황, 은퇴 준비가 안 돼 있다면 그 이유, 그리고 은퇴 후 선호 거주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먼저 ‘은퇴 적령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해 ‘65~69세’라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38.7%에 달해 가장 많았다. ‘70세 이후’라는 응답이 31.7%로 그 뒤를 이었고, ‘60~64세’라는 응답도 24.0%를 차지했다. 이밖에 ‘55~59세’는 4.3%, ‘55세 이전’을 꼽은 응답은 1.3%였다.
이 질문에서 은퇴 적령기로 60대 후반을 꼽은 응답자들이 가장 많았지만, 70세 이후를 선택한 응답도 10명 중 3명 꼴인 31.7%나 돼 미주 한인들이 70세를 넘어서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100세 시대’로 불릴만큼 점차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일을 하고자 하는 연령이 높아지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70세 이후에 은퇴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59세 이전에 은퇴하겠다는 응답자 비율(5.6%)의 6배에 달하는 상황은 경제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은퇴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2013년 조사 때에는 65~69세 사이를 은퇴 적령기로 보는 응답자들이 36.8%로 가장 많았고 60~64세를 적령기를 꼽은 응답자는 28.4%로 전체적으로 60대에 은퇴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65.2%에 달해 한인 3명 가운데 2명이 60대를 은퇴 적령기로 꼽았었다. 다만 남성의 경우 60대 초반 은퇴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31.8%로 가장 많은 반면, 여성은 60대 후반 은퇴를 원하는 응답(42.5%)이 가장 많아 남녀별로 은퇴 희망 연령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었다.
한인들의 은퇴 후 재정 준비는 대체로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본인이 은퇴 후 재정적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응답이 12.2%에 불과했고,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4.3%의 응답자들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해 은퇴 준비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응답이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응답의 3배 가까이나 됐다. 대신 은퇴를 위한 재정적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응답은 53.5%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줬다.
2013년 조사 당시에도 은퇴 후 재정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5%에 불과했고 절반 이상인 52.7%가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고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대답도 43.8%에 달해 한인들의 은퇴 후 재정 준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는 각각 73.0%와 53.9%가 은퇴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는 등 대체로 연령이 어릴수록 은퇴 준비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처럼 은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은퇴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역시 ‘경제적 여력 안 돼서’라는 응답이 37.2%에 달해 가장 많았다. 한인들의 3분의 1 이상이 은퇴 준비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 때문에 제대로 이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어 ‘은퇴할 때가 멀어서’라는 응답이 17.2%로 나타났고 ‘은퇴를 생각 안 해서’라는 응답도 12.0%가 나왔다. 또 ‘마땅한 방법을 몰라서’라는 응답도 9.8%를 차지했다. 이밖에 ‘기타’ 응답도 24%나 돼 은퇴 준비 문제가 복잡한 이슈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시 2013년 조사 대에도 한인들이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었다. 당시 응답자의 37.3%는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 은퇴 준비를 안 한다고 답했고 ‘은퇴할 때가 아직 멀어서’ 은퇴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16.9%로 나타났다. 은퇴 준비를 하는 방법을 몰라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다는 비율도 7.0%에 달해 한인들을 상대로 한 은퇴 준비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편 당시 조사 때 한인들이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으로는 401(k) 등 은퇴연금 비율(18.4%)이 가장 높은 가운데 보험과 증권(16.9%) 및 예금(15.9%)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11.4%에 달한 가운데 2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51.4%)이 부동산 투자를 노후 준비 방법으로 꼽아 30~40대가 증권이나 보험을 이용하고 50~70대가 은퇴 연금을 선호하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은퇴와 관련한 마지막 질문으로 은퇴 후 거주 희망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그대로 은퇴하고 싶다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은퇴 후 거주하고 싶은 곳은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 거주지’라는 응답이 35.2%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내 전원생활’을 꼽은 응답자가 22.6%로 그 뒤를 이었다. ‘자녀 거주지 근처’를 선택한 응답자는 11.3%였고 ‘미국내 실버타운’을 꼽은 경우가 9.3%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귀환’을 택한 응답자는 14.8%로 약 7명 중 1명 꼴로 은퇴 후 한국 역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조사 당시와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당시에는 은퇴 후 생활하고 싶은 곳으로는 미국 내 전원생활을 꼽은 응답자 비율이 29.9%로 가장 높았고,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은퇴 후 생활을 하겠다는 비율은 25.5%로 두 번째로 많았었다. 연령별로 20대 응답자의 절반(50%)이 전원생활을 희망하는데 비해 60대(55%)와 70대(50%) 이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거주하겠다고 답해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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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예진협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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