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바람이 몹시도 불어대던 어느 흐린날 같은 동네에 있는 두채의 타운 하우스를 오랜 고객에게 보여 드리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렇게 추운날은 대체로 손님들이 약속을 미루자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전화는 끝내 오지 않았다. 손님이 먼저 약속을 취소 하지 않는 한 이미 정해진 약속은 늘 그대로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인지라 한 낮이 되어도 풀리지 않는 날씨가 얄굿게만 느껴졌다.

사람이 무엇을 판단할 때는 날씨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비가 오거나, 춥고 바람 부는 날에 집을 보여 주면 오퍼를 넣겠다는 바이어는 별로 없지만, 쾌적하고 화창한 날에 집을 보여 주면 첫눈에 반했다며 오퍼를 쓰자는 바이어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찬 바람을 맞아 가며 락박스를 따려는 순간 A부부가 다가 왔다. “진짜 춥네요. 제가 짠 털 목도리인데 쓰시라고 가져 왔으니 좀 둘러 보세요.” 목이 따뜻하니 온몸이 금새 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목도리 하나를 둘렀을 뿐인데 집을 여러채 헤집고 다녀도 추울 것 같지가 않을 만큼 의기가 충전되었다.

비오는날 우산을 선물로 받으면 그 고마움이 더 크다는데, 추운날에 목도리를 선물로 받으니 그 고마움이 더 따뜻하게 가슴으로 다가 왔다.

집 안에 들어서니, 히팅이 너무 낮은 온도에 셋업이 된 탓인지 추운 것은 밖이나 매한가지여서, 불도 안켜고 어두컴컴한 채로 대충 둘러 본 후에 서둘러 그 집을 나왔다.
한 블락 거리에 있는 다음 집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세찬 바람을 맞으며 걸어갔다. 그 집은 따뜻한 온기와 환한 실내 분위기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두운 부분에는 조명도 켜 있어서 스위치를 찾아 다닐 필요도 없었다. 더구나 어디선가 잔잔히 흐르는 보사노풍의 기분 좋은 음악은 까페에 와 있는 듯한 착각 마져 느끼게 했다. 집 안 구석구석을 충분히 둘러 본 A부부는 이 집이 내 집이라도 된 양 가구 배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좀 전에 본 집과 같은 구조의 집인데도 빨리 나가기가 싫을 만큼 이 집은 느낌이 참 좋네요. “ 라며 A는 흡족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였다.

실내 자연 채광이 부족한 겨울 철에는 특히 조명을 밝게해 바이어로부터 첫 인상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빛이 들어 오지 않는 복도나 지하실에는 등을 켜두고, 부엌 캐비넷 밑의 조명등도 켜 두면 좋다. 리빙룸이나 베드룸에도 한 두개의 램프를 켜두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 옷장이나 욕실의 전구는 최대한 밝은 것으로 교체를 해 두어야 바이어가 불을 켰을 때 산뜻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A부부는 벽에 걸려 있는 단풍진 뒷 뜰의 가을 풍경과 아젤리아가 아름다운 앞 뜰의 봄 풍경을 담은 사진 프레임을 오랫동안 응시하다가 이내 “이 집을 계약하고 싶네요”라며 함께 합창을 하였다.

겨울철에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들은 조명과 난방에 드는 비용을 아까와 하지 말고, 충분히 활용하여 주택에 밝고 따뜻함을 유지 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렇듯 겨울철에 집을 팔아야하는 셀러들은, 추운날 바이어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함으로 다가가야 한다.
문의 (703)625-8500

<그레이스 김 Grace Home Realty & Inves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