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때와 비교해 볼 때 21세기는 사회가 변했어도 너무 많이 변해있다.
하지만 속 좁은, 아니 빈약하고 편협한 바보스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기저기에서 발견되어진다. 특히 인터넷 보급 이후 본인들이야 싫겠지만 오히려 이런 부류들은 삽시간에 세계 전역으로 노출되어지고 만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요즈음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마치 제왕이나 된 것처럼 취임 2주도 안된 그녀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마구 사인을 해대면서 쏟아놓는 행정명령이란 것들로 온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판에 아마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알파파(Alfafa)’라는 사교클럽에 가면서 누가 그 아버지의 그 딸이 아니랄까봐 그런지 멋들어진 옷과 맵시를 혼자만 누리기에 아까웠던지 주체를 못하고 그만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를 자초했다.
이를 빗대어 18세기말 국민들의 비참한 생활고는 아랑곳 않고 궁중의 호사스런 파티와 생활로 여념이 없을 때 불란서에서 일어난 시민혁명 소식을 듣고 당시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 “빵이 없다면, 과자라도 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내뱉은 말은 마치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부어넣는 꼴이 되어 그 유명한 불란서 혁명사가 세계사에 굵직하게 남아있게 되었다.
알파파 클럽은 1913년 남부군 장군인 로버트 리의 생일축하를 위해 창설된 사교모임인데, 처음엔 남성백인들만, 1974년엔 유색인종, 1994년에서야 여성회원 가입이 허락됐다. 소위 이 사회의 최상 엘리트그룹으로 이루어져, 회장을 지낸 사람들 중 몇 년 후 대통령(닉슨, 레이건, 아들 부시)과 대법원장이 된 이들이 있을 정도다. 반면 카터와 클린턴 대통령은 이곳의 가입을 오히려 자신들이 거부해 더욱 유명하다.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지식인들의 사명은 자신의 소신과 연구업적을 떠나 좀 더 시야를 넓고 높게 하여, 극소수 상위 1%가 아니라 대부분의 99%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함이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최고 일류대학의 유명한 교수라는 사람은 상위 1%의 사람들이 누리는 온갖 혜택은 경제적 기여자에 대한 당연한 대가라는 논리(오죽했으면 자기가 가르치는 대학교 학생들이 그의 강의수강을 거부했을까)를 펴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볼 줄 모르는” 그야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철부지 논리이다. 반면 MIT의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기도 한 로버트 솔로우 교수는 이와 정반대되는 논리(전자의 논리는 전제의 오류와 사실의 결여이며 불평등의 부작용을 간과 못한 것으로 불평등의 주요원인은 금융산업의 과도한 수입과 부의 획득)를 펴 우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할 것이 있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솔로우 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하기 전 사회학, 고고학을, 또한 18,19세기 불란서와 러시아의 대문호들 사상가들과 책으로 교유하며 풍부한 자신의 철학적 인격을 쌓았기에 한 두 가지 전문분야의 일가견을 가진 학자들이 편협된 사고방식에 빠지기 쉬운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같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마치 뇌 조직이 흐물흐물 해진 망둥이들이 날뛰는 세상, 혁명을 자초한 18세기 불란서 사회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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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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