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그동안 타고 다니던 미니밴과 이별을 고했다. 내가 타고 다니던 두 번째 밴이었다. 처음 미니밴을 구입했던 게 1996년이니 20년 이상 두 대의 미니밴을 운전했던 셈이다. 첫 번째는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은 7년 반 정도였지만 두 번째 것은 13년을 넘게 타고 다녔다. 사실 한 1년 정도는 더 타고 싶었는데 20만 마일 이상 주행을 하자 수리가 잦아졌다. 그래서 수리 비용을 더 이상 들이지 말고 정리하기로 했다. 대신 이제 조금 작은 차를 타기로 했다.
두 미니밴으로 애들을 키우면서 학교는 물론 운동시합을 포함한 여러 특별활동, 행사에 데려다 주었었다. 애들을 기다리면서 차 안에서 신문도 읽고, 음악도 듣고, 가끔은 샛잠도 자곤 했다. 가족 여행용으로도 잘 사용했고, 여러 번 선거를 치루면서 각종 선거홍보물도 싣고 다녔던, 제법 정이 들었던 차였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기로 했다. 미니밴을 포기한다는 것은 인생의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도 한다.
미니밴은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당국에 기부했다. 물론 팔거나 다른 차를 사면서 트레이드인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값도 못 받고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자동차 판매 프로그램 교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세금 공제 혜택도 있다.
내가 학교에 중고차를 기부한 것은 이번이 두 번 째 이다. 약 2년 전에 대학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타고 다니던 오래된 차를 바꿔 주었을 때 처음으로 그 차를 공립학교에 기부했다.
정이 많이 들었던 차인만큼 좀 더 의미있고 유익한 방법으로 정리하는 게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해 세금보고 때 카운티의 재산세 고지서에 명시된 차의 기준 시가로 세금 공제 혜택을 받았다.
현재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13개의 고등학교에서 자동차 판매 (Student Auto Sales)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교에서 평균 1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이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신청해서 듣고 있다고 한다.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기부된 중고차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리해서 대중에게 판매한다. 학생들은 그 과정을 통해 자동차 정비부터 시작해 마케팅까지 직접 현장 경험을 얻는다. 두 학교에서는 사고 차량 수리 공부도 한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한 해 동안 392대를 기부 받았고 205대를 팔았다고 한다. 판 차들 중에는 그 전에 기부 받은 것들도 있다. 기부 받은 차들 중 판매할 수 없는 것들은 분해되어 부품으로 사용하거나 학생들의 정비 교육용으로 사용된다. 자동차 판매는 대부분 경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작년에 약 23만7,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한 대당 1,160달러 정도를 받은 셈이다.
그 중 25%는 이러한 학생들의 실업 교육을 도와 주며 특히 판매의 최종 과정인 타이틀 이전 서류 수속을 도와 주는 지역사회 비영리 단체인 FATE (The Foundation for Applied Technical Education, Inc.)에 경상비로 지급되고 나머지 75%는 각 학교에 다시 보내져 이 프로그램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FATE는 사실 이렇게 지급받은 판매 수입에서 매년 최소한의 꼭 필요한 경비를 빼고 나머지를 다시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거의 3만 달러 가량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직업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수여한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가운데 자동차 판매 프로그램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마샬, 폴스처치, 애난데일, 리, 에디슨, 헤이필드, 사우스카운티, 레이크브래덕, 페어팩스, 로빈슨, 챈틀리, 사우스레이크스, 그리고 센터빌 고등학교이다.
중고 자동차 기부는 571-423-1206로 전화 하거나 http://fsweb.fcps.edu/donatetofcps/DonorRegistration.cfm를 통해 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수리한 차를 구입할 수도 있다. 동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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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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