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독립선언문을 기초하고, 세번째 대통령을 지낸 토마스 제퍼슨의 말이다. 언론 자유, 나아가 정부에 대한 언론의 견제기능을 강조한 함축적 표현이다. 언론은 그래서 입법 사법 행정의 3부에 덧붙여 ‘제4부’로도 불린다.
그런데 그 제퍼슨의 나라에서 언론이 시험대에 올랐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와 메인스트림 미디어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가짜 뉴스’(Fake News)들까지 활개를 쳐 혼란을 증폭시킨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대중은 그저 헷갈릴 뿐이다.
트럼프-미디어 전쟁은 언론이 먼저 촉발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한 순간부터 ‘반 트럼프’ 전선을 형성해 공격했다. 좌파의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깐 채 힐러리는 선으로 미화하고, 트럼프는 악으로 매도했다.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 그리고 그의 지지자들 역시 못 배우고 가난한 백인들, 무슬림을 포함한 이민자들을 혐오하는 인간쓰레기들로 취급했다.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보도경향은 대선기간 내내 이어졌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르자 고삐를 더 당기는 느낌이다.
언론은 속성상 ‘바이어스’를 갖고 있다. 일종의 편견 같은 거다. 소위 ‘미디어 바이어스’(Media Bias)다. 그런데 그게 지나치다보면 사실을 왜곡하거나 여론을 호도하게 된다. 언론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지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 특파원을 포함해 서울에서 25년여 신문기자를 하는 동안 나 역시 바이어스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보수의 가치에 바탕을 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옹호하는 쪽이었지, 오늘의 언론이 갖고 있는 좌파의 증오는 아니었다. 그래서 난 말한다. ‘제퍼슨의 신문/언론’은 이미 죽었다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CNN, MSNBC등은 정치선전(Propaganda) 도구 내지 길거리투쟁 선동꾼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촛불’에 편승해 나라를 뒤집어엎은 한국의 언론과 다를 바 없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중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단속 및 추방조치를 반 이민정책으로 몰아 부친다. 테러와 관련해 시행한 7개국(시리아 이라크 이란 예멘 소말리아 리비아 수단)에 대한 3개월 시한부 입국금지 조치는 ‘무슬림 밴'(Muslim Ban)으로 왜곡한다. 백악관 안보수석 마이클 플린의 경질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마치 러시아와 무슨 밀거래라도 한 것인 양 여론을 조작한다.
닉슨의 사임을 결과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빗대면서 탄핵을 외친다. “9.11에 버금가는 대사건”이라고 허풍을 떠는 자들도 있다.
트럼프는 급기야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선포했다. 지나친 표현 같지만 이해가 가는 대응이다. 좌파 언론이 뒤늦게라도 깨달아야 할 일이 있다. 그들의 정치선전과 선동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걸, 대중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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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언론인,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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