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여성 환자가 다리가 시리고 저리다는 증상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이 여성은 특히 가만히 있거나 누워있을 때 두 다리 끝에서부터 저리기 시작하여 동시에 시린 느낌이 발 전체에 생긴다고 하였다.
환자의 증상은 밤이 되면 더욱 심해져서 이 증상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다리를 계속해서 뻗거나 움직여야만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잠을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니 환자는 당연히 낮에 과도하게 졸리고 일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였다. 또한 낮 동안에 졸리는 것 외에도 직장 업무 중에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있거나 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장거리 이동할 때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가 매우 괴롭다고 한다. 밤에는 수면 부족, 낮에는 일상활동에 심각한 지장으로,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지고 때로는 매우 우울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가운데서도 밤마다 다리나 손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져서 수면에 방해를 받는 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만큼 흔한 증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많은 환자들로부터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피부 아래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다리가 자꾸 시리고 저리다” 라는 호소를 많이 듣는다. 흔히 “하지 불안 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이라는 진단명으로 알려진 이와 같은 증상은 이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약간은 이상하게 들릴 수 도 있으나, 단지 과도한 스트레스(stress)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하여 생기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한 역학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5-10%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과민성 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이나 편두통이 있는 경우 매우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아마도 전체적인 신경계가 민감화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철분 결핍이 있는 환자에게 하지불안증후군이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철분 부족을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으로 생각하였으나, 연구결과 중추신경계의 도파민(dopamine) 기능저하가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 발생 기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다.
불행한 통계 가운데 하나는 보통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이 생긴지 보통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진단을 받게 된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환자의 보통 20 또는 30대에 증상이 발생하여, 50대 이후에 하지 불안 증후군으로 진단이 되는 셈이니,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진단 받기 이전에 오랫동안 고생하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또한 더욱 불행하게도 환자의 3분의 2 이상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져 병자체가 진행된다고 하니,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의 (571)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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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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