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의 어느 따뜻했던 날 친지를 만났다. 그가 상기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지난 해 12월 중순 경 늦게 심은 튤립 꽃의 새싹이 땅위로 목을 내밀고 나왔어요” 라며 계절을 역행하는 자연의 모습에 신기해서 흥분했다.
튤립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지난 해 10월에 새 화단에 심지 못하고 차고 안의 서랍에 남겨 두었던 튤립 알뿌리들이 생각났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알뿌리들을 확인했다. 알뿌리에서 노란 순들이 5-6 센티 가량 자라고 있었다. 지난 겨울이 따뜻했다 해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적이 많았고, 알뿌리에 자양분이 있는 흙을 덮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한 송이 꽃을 피우고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꽃은 사투를 벌리고 있었다.
이달 중순에 강추위와 함께 눈이 내려 집 꽃밭이 온통 얼음판이 되었다. 며칠이 지난 후 따뜻한 날씨로 변해 얼음이 녹았다. 나는 꽃밭으로 달려갔다. 부드러운 땅위로 새싹이 비쭉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나는 새삼 생명의 강인함에 가슴이 뛰었다.
나는 어린 새싹을 보며 6.25전쟁의 1.4 후퇴 시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살인적 추위 속 피난길에서 아기를 낳고 죽은 어느 어머니의 모성을 떠올렸다. 2월의 엄동설한에 어머니는 임신한 몸으로 수많은 피난민들을 따라 남쪽으로 향해 걸었다. 몇 십리를 걷다보니 피곤해서 몸을 신작로의 굴다리 밑 얼음이 꽁꽁 얼어붙은 자갈바닥에 담요를 펼쳐 깔고 앉아 보퉁이에서 솜옷을 꺼내 입고 추위와 사투를 벌리고 있던 차에 산통이 심하게 왔다. 무서운 고통을 참고 아기를 낳아 아기의 옷과 자신의 털옷을 아기에게 입혔지만, 어머니는 추위에 벌벌 떨면서 “하나님 나의 아기를 제발 구해주소서” 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바로 그때 지나가던 미군 차량 한 대가 멈췄다. 휘발유가 떨어진 것이었다. 제임스라는 미군 목사가 다리 밑에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제임스 목사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를 구했다. 이 아기는 미국에서 성장해 목회자가 된 후 2월의 추운 날에 어머니가 자신을 구하고 돌아가신 그 개울가에 와서 “어머니-. 저를 살리기 위해 이렇게 극심한 추위 속에 벌벌 떨면서 죽어 가셨군요.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 목사는 어머니가 행한 살신성인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세상을 돌며 빈자를 위해 선교하며 한 평생을 보냈다고 한다.
지난 해 후반기를 박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보내고, 탄핵이 인용되어 국론은 좌파, 우파로 갈라져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대량 개발하여 호시탐탐 무력 적화통일의 기회만 엿보고 있고, 중국은 사드를 핑계로 남북한을 그들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광분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국제정세 속에서 좌파, 우파의 사상 진영 논리에 빠져 철천지 원수처럼 싸운다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 당연히 김정은 폭도들과 중국 공산당의 수뇌부들이다.
모든 정치인과 국민들은 암흑에서 깨어나야 한다. 좌파도 우파도 모두 대한민국의 같은 한민족임을 알아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좌파, 우파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지도자가 새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살신성인 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나서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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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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