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좌·우파 정당의 정책은 사회계급과 직업구조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 둘의 정책은 너무도 선명하여 상호 보완이 아닌 상호 배척·대립의 정치를 해왔다. 정치 문화는 대중의 정서와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발전한다. 이데올로기적 지형의 중간지점인 중앙을 향한 움직임이 좌·우 지형을 변화시킴으로써 이들 정치는 서서히 쇠퇴하고 새로운 공간의 ‘제3의 길’을 창출하고 있다.
세계 2차대전후 1945-1975년 사회주의란 제 1의 길과, 1975-1995년 신자유주의 제2의 길이 세계를 지배했다. 사회 민주주의는 케인즈 경제 이론에 바탕을 두고 수요를 관리하고 혼합경제 체제로 완전고용과 누진세 등 평등을 추구했으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하이에크 경제 이론에 바탕을 두고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방임을 추구했으나 불평등을 낳아 사회 해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제 3의 길’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실용적으로 결합하는 중도좌파 노선을 택하고 사회주의 경직성과 자본주의 불평등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정치 모델이다. 영국의 노동당 토니 블레어, 프랑스의 사회당 조스팽, 독일의 사민당 슈러더가 대표적인 중도좌파 노선 정치를 선보였다.
한국의 시급한 현황은 경제를 공정하게 관리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혁신을 창출하고, 국민과 소통으로 신뢰를 구축하며, 다양한 의견 충돌의 조정과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이러한 과제는 쉽지 않은 도전과 응전이다. 성공과 실패는 리더십에 달렸다. 정치 지도자는 민주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정직과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중산층은 공동화되고 있고 빈곤층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일자리 4% 밖에 못 만드는 100대 기업이 국가 이익의 60%를 가져가고 있다. 상위층 10%의 국민이 국가 전체 부의 66%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하층 50%의 국민은 단지 1.7%의 부만 소유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이익보다는 특권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펴 왔다는 증거이다. 정치는 공적영역이다. 통치자 중심, 유산자 중심의 정치는 목적의 정치가 아닌 수단의 정치일 뿐이다.
정치란 공동선을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는 것이다. 과학은 합리적 사고에서, 경제는 공정경쟁에서, 도덕은 양심에서, 사회는 공동선의 가치로 부터 출발한다. 정치적 성과는 이러한 합리성, 공정성, 도덕성, 공익성에 기초할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어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링컨은 여러 측면에서 혁신적인 리더로 간주된다. 그는 정식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셰익스피어와 성경을 인생의 지혜로 삼았다. 용기와 신념, 자신감과 결단력, 대화와 협상력, 그리고 도덕적 성품과 성실성으로 그의 리더십은 정의된다. 왼쪽과 오른쪽 극한을 오가면서도 중간 코스를 유지하는 트리머(trimmer) 였다. 내면의 신념은 강철처럼 강했지만 현실 세계에선 자기 자신을 유연하게 구부릴 줄 알며, 늘 전술적인 양보와 타협을 통해 자기 뜻을 관철해 나갔다. 반대 세력으로 부터 전폭적 동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정치적 협상력 덕분이었지만, 좋은 성품과 깨끗한 행실, 그리고 탐욕이 없는 청렴성이 그를 신뢰하고 따르게 한 주요 요인이었다.
올바른 선택의 다수결은 좋은 공동체를 만들지만 그릇된 선택의 다수결은 나쁜 공동체를 만들 확률이 높다. 좋은 판을 깔아야 좋은 결실이 나온다. 나쁜 판을 깔면 나쁜 결실이 나올수 밖에 없다. 광화문 촛불의 시대정신은 중도정치를 갈망하고 있고 민주적인 협치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중도좌파 ‘제 3의 길’ 노선을 표방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대안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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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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