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와서는 TV를 통하여 한국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보는 것이 드라마 보는 것 보다 더 흥미 진진하고, 때로는 ‘에이 이렇게 대답해야지’ 하고 혀를 차기도 한다. 그 중 한 토론에서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아주 위험천만한 바보 같은 질문을 했고, 이 절호의 찬스를 문재인 후보가 받아치지 못한 것이 있었다. 홍 후보가 문 후보에게 ‘UN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 투표 시 북한에 알아보자고 했다는데 노무현 정권은 일일이 북한정부에 허가를 받았습니까?’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물었을 때에 내가 문재인 후보이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큰 틀에서 봐야죠, 외무부장관은 한국이 UN 회원으로 보편타당성을 생각해서 찬표를 던지자 했고, 당시 남북한이 화해하는 분위기이니 대통령은 기권하자 하였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상반된 생각 때문에 외무부장관, 안기부 부장 등 대통령의 안보팀이 16일, 18일 두 번이나 회의를 했고 20일 외무장관이 대통령과 또 한판 논쟁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회의를 거듭하는 것이 나라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관이 된지 몇 달이 지나도 대통령과 의논은 고사하고 얼굴을 보면서 소위 대면보고도 못했던 그런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 이런 질문을 하는 것 부끄럽지 않습니까?”
사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국가 안위에 관한 결정은 김정은 북한 같은 정권이 아니고 보통 정상적인 나라라면 어느 한 사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 하고 싶어서이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이란 나라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로 한 순간 빨갱이 나라로 변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할진데 이제 후보 토론회에서 좌, 우, 진보, 보수 진영논리를 펼치며 편을 가르고 누가 집권하면 빨갱이 나라가 된다는 등의 구시대적인 논쟁에 함몰되서는 안 될 것이다.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다.
사실 과거의 실상을 보면 노무현 씨가 대통령 후보시절 나는 사진 찍으러 미국에는 안 간다 했지만 막상 대통령이 된 후 미국에 다녀왔고, 군 작전권 회수하겠다던 그가 오히려 작전권을 미국에 떠넘겼고, 주적을 북한으로 하는 한미군사훈련을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고, 한미 FTA 협상도 노무현 집권 때에 시작 했다. 대통령이 되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여러 깊숙한 상황을 알게 되고 그리면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빨갱이 나라가 될 것으로 걱정했던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로부터 15년이 흘렀다. 시민들의 정치와 정세를 보는 눈높이도 더 높아졌고, 그동안 북한이 정부라기보다 깡패 같은 모습, 자기 고모부, 이복형을 포함해서 자기 수족까지도 무참하게 살육하는 등 북한을 보는 눈도 더 더욱 부정적이 되었다. 이런 상황일진데 한국은 어느 누가라도 하다 못해 김정은 같은 깡패가 대통령이 되어도 절대로 빨갱이 나라는 안 될 것이다. 더구나 어느 누구가 대통령이 되어도 국회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는 모두가 소수당이다. 그러니 이제 빨갱이 타령은 그만들 하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앞이 암담한 한국의 젊은이들, 빈곤층은 물론 몰락하는 중산층을 위한 미래를 의논하라는 것이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바람이다. 촛불 시위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도 후보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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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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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님 진짜 짜증, 촛불만 민심이면 오백만 태극기 시민들의 절규는 안보이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