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한국인 관광가이드가 우리 일행을 안내한다. 그리면 장담하건데 가이드에게 두가지 질문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치러진다. 하나가 ‘당신 어떤 연유로 이곳에서 가이드 하게 되었소’ 이고 또 하나는 ‘이 나라 GDP가 얼마요?’ 이다. 그리고 그곳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못하면, 그들은 좋게 말하면 으쓱거리며 뽐내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그 나라 사람들을 얕잡아 본다. 어느 누구도 그 나라의 유명한 문학인, 음악가, 화가 같은 사람이 있느냐 하며 문화수준을 물어 본적도 없고, 또 국민의 행복지수를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돈이다. 국민 소득의 달러 금액 만이 관심의 대상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그 원인을 박정희를 영웅이 아니라 오류가 없는 성웅으로 만든 데에서 그 근원을 찾는다. 사실 우리에게는 6.25 전쟁으로 피폐해 있었고, 보릿고개가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었다. 그러다가 박 대통령의 5.16 혁명 이후 ‘잘 살아보세’ 하면서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열심히 일하여 가난 탈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가난 탈출이 오로지 선이요 오로지 아름다움이었다. 그래서 모든 가치의 척도가 돈이었다. 그런데 이 돈의 논리에서 모든 공을 박 대통령에게 헌납(?) 한 것 같다. 이 헌납의 정당성은 맹신에 가까운 그의 주위 인물들이 박 대통령이 선봉을 서서 맹진하자고 채찍질 했다고 하기도 하고, 또 모두 잘살게 하기위해서 다소의 선의의 독재의 불가피함을 국민들에게 변명을 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진정 그 공을 박 대통령이 다 받아들여야 하나?
숫자로 한번 따져보자. 1960년 5.16부터 1980년 박 대통령 사후 1년 즉 20 년간 국민일인당 GDP가 약 $100에서 $1686되었고, 그의 사후 1980년부터 25 년간 GDP 가 $27,513이 되었다. 다시 말해서 박 대통령 20년에 15배 정도 향상되었고, 박 대통령 이후 25년 동안 약 17배가 향상되었다. 하지만 절대치로 그 기간 동안 향상된 일인당 소득 금액을 비교 하자면 약 $1,500 vs $25,000이다.
그러니 오늘날의 GDP의 성장성과를 박 대통령이 다 차지할 수는 없다. 모든 국민들이 받아야 할 훈장이고 영광이다.
정리하자면 이승만 대통령이 깔아놓은 아스팔트길에 박 대통령이 엔진에 시동을 걸고 기아 일단으로 차를 움직였고, 그 후 온 국민의 추진력으로 시속 100킬로로 달렸다고 표현함이 옳은 듯하다. 그래서 나는 한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발전의 시동을 건 박대통령이 제일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만 훌륭한 대통령을 넘어 신화의 주인공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사실 나는 한국의 역사에서는 훌륭한 인물, 또는 때에 따라서 영웅은 필요하지만 신화의 주인공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고 신념이다.
지금 박 대통령 탄생 100 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취소된다고 떠들썩하다. 그런데 깊이 따지자면 문제의 근원은 박 대통령이나 어느 대통령이나 또는 여러 훌륭한 분들이 신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때로는 잘못도 저지를 수 있는 영웅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벌어진 것이다.
중국의 등소평이 그를 그리 괴롭히던 모택동을 ‘공이 칠이요, 과가 삼’ 이라 하면서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좋고 싫음을 떠나 모든 중국인들이 그를 받아들였고 그래서 오늘날 모든 화폐에 그의 얼굴뿐이다. 나는 박 대통령도 신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잘못이 3 쯤 되는 영웅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모든 국민이 받아들여질 때에 그의 우표 발행을 반대했던 사람도 그의 과오를 모두가 인정한다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기념우표를 받아들일 것이다. 자 이제 박 대통령 신화에서 벗어나자. 그리고 기념우표도 발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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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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