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회에서 일하기 전에는 노인 분들과 가깝게 교류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노인 분들의 생각과 노년에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그리고 걱정들을 알게 되었다.
은퇴 후 상실감을 느끼는 것, 자신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자식의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 얼마 되지 않는 은퇴연금으로 렌트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 오래된 일은 기억이 나는데 방금 한 일이 기억이 나지 않아 치매 검사를 받아보는 것, 임종과 사후를 계획하는 것 등 나에게는 낯설고 생각할 이유도 없었던 많은 것들이 자주 뵙는 분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듣게 되면서 직접 와 닿았다.
지금까지 나의 노년에 관한 생각은 막연하게 이상적인 은퇴 나이를 정해보고 한가한 은퇴 후 생활을 즐기는 것을 상상해보는 것뿐이었다.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는데,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관심을 받는 것이 ‘디지털 장례 서비스‘라고 한다. 디지털 세상에 남아있는 나의 많은 기록과 흔적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들은 사용자가 미리 자신의 데이터를 자동 삭제 요청할 수 있고, 지정한 사람이 사후 자신의 계정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고인의 기록을 디지털 상에서 보존하고 관리하여 가족들이 고인의 생전 기록과 영상들을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성묘’도 있다. 나의 사후준비는 디지털 상으로 시작해야 할 듯하다.
<정조은/봉사기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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