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시청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초기시절’ 조각상.
샬러츠빌 유혈사태로 인해 미 전역에서 반나치 시위 물결이 일어나며 로버트 E. 리 동상 등 남부연합 기념물이 백인우월주의를 미화한다는 이유로 철거 운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베이지역에도 몇몇 동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 광장에 세워진 ‘파이어오니아 기념물’(Pioneer Monument) 중 하나인 ‘초기시절’(Early Days) 청동상은 바닥에 주저앉은 북미 원주민을 노려보며 하늘을 가리키는 선교사와 그 옆에 손을 높이 들며 승리를 만끽하는 듯한 스페인계 목동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894년도에 만들어진 이 기념물의 청동상은 북미 원주민을 탄압한 캘리포니아 초기 어두운 역사를 미화한다는 이유로 90년대 초반에도 철거 논란이 일어났었다.
청동상 철거 운동을 펼치는 단체가 웹사이트(change.org)에 올린 탄원서에는 “북미 원주민을 야만인으로 표현하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을 끌어내리자”라고 적혀져 있다.
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샌프란시스코 제인 김 시의원은 “시 커뮤니티 일원인 특정 민족의 학살을 묘사하는 동상은 시민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라고 했다.
또한 김 시의원은 “동상을 철거하는 것은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시민과 학생들에게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제키 스파이어 연방 하원의원 또한 “남부연합 기념물 등의 동상들은 우리의 역사의 일부이지만 있어야 할 곳은 (광장 등이 아닌) 박물관 안”이라고 했다.
현재 철거 운동 단체는 10월 2일 시 예술위원회 건물 앞에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산호세 시청 안에 서 있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 또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산호세 ‘브라운 베레츠’의 피터 오티즈 공동 의장에 따르면 “북미 원주민을 탄압, 강간, 학살한 콜럼버스의 동상은 남미계 미국인 커뮤니티에게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비쳐진다”라고 했다.
현재 산호세 ‘브라운 베레츠’ 단체는 웹사이트(change.org)와 페이스북을 통해 산호세 시청에 제출할 탄원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탄원에 대해 시청의 태도는 완고하다.
피엘루이기 올리베리오 전 시의원은 “역사에 완벽한 인물은 없다”라면서 “한 동상을 문제 삼으면 다른 동상도 문제 삼게 된다”라고 했다.
샘 리카르도 시장 또한 “동상을 어디에 옮겨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인종적 평등과 이민자 보호 등을 현실적으로 이뤄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더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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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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