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렬 하버드대 의대 교수·글로리아 최 MIT 교수 부부
▶ ‘네이처’지에…‘신경발달 장애 관련 행동유발 특정영역’찾아내
‘산모의 바이러스 감염이 아이 자폐증 원인’밝혀
보스턴의 한인 과학자 부부가 산모의 바이러스 감염이 아이 자폐증의 원인이 됨을 밝혀냈다.
허준렬 하버드대 의대 교수(면역학·사진 왼쪽)와 글로리아 최 MIT 교수(뇌 인지 과학·사진 오른쪽) 부부는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임신 중 장기 내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용 어미 쥐가 자폐 증세를 보이는 새끼를 낳을 확률이 높은 사실을 밝혀낸 내용을 바탕으로 한 논문 두 편을 발표했다. MIT 교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리아 최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신경 발달 장애와 관련된 모든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뇌의 특정한 영역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작년에 쥐가 임신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특정 면역세포(TH17 세포) 내에서 분비된 단백질로 인해 새끼 쥐의 뇌세포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발견한 바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계속된 연구에서 연구팀은 보다 많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염증을 가진 엄마 쥐에서 태어난 새끼일수록 ‘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ASD) ’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짐을 발견했다. 이렇게 태어난 쥐들은 실제로 사회성이 떨어져 무리 안에서 어울리지 못했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 사람의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태어난 쥐의 소화기관에 있는 절편섬유상세균(SFB)이라는 장내 미생물은 자폐증 유발과 관련 있는 면역세포 ‘Th17’ 생성에 영향을 미쳤지만 항생제를 투약해 SFB를 제거했더니 새끼 쥐에게서 자폐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교수는 연구가 더 발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통해 지금까지의 실험결과가 인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면 임산부의 장 내에서 발견될 수 있는 특정한 바이러스 균주의 기능을 차단해 결국에는 자폐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엄마가 바이러스 보균자를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자폐아를 낳는 것은 아니며 산모의 염증이 자폐를 가져오는 요인들 중의 하나일 수 있음을 확인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앞으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로리아 최 교수의 남편 허준렬 교수는 “최근들어 알츠 하이머, 자폐증 등의 뇌 질환을 면역반응과 연관시켜 연구하는 신경면역학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마침 아내가 신경생물학을 전공했고 나는 면역학을 연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융합적인 연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가 주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에는 MIT의 포스트 닥인 임영신 박사, 유매쓰 의대 방문교수인 김상두, 김현주 박사가 제1저자로 함께했다. 텍사스 의대 사우스 웨스턴 병원의 크레이그 파월 교수는 네이처에 실린 이 논문에 대하여 “장내 세균과 면역체계, 뇌 발달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평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먼스 재단의 자폐 리서치 기금, MIT 사이먼스 센터,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로버트 벅스턴, 한국 국립 연구재단 등의 공동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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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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