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은 기독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Reformation Day)이다. 500년 전 이날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대학 교회 문에 교황청에 대한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붙였다. 그것은 종교개혁 뿐 아니라 대단한 문화적 사회적 혁명을 일으켰다. 보헤미아의 후스(Jan Hus)도 루터보다 약 100년 이전에 교회에 대한 반박을 하다가 화형으로 순교했다. 루터는 그것을 잊지 않았다. 루터가 한 모든 역사는 목숨을 걸고 한 것이다. 종교개혁의 한 일환으로써 성경을 누구나 읽게 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571년 전 1446년에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 28자를 반포하신 날이다. 그 때까지 한국민족도 이두(吏讀)같은 것으로 우리말을 표기 할 방법을 추구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글도 겨우 19세기 말에서야 대중이 쓰게 되었다.
금년은 시인 윤동주의 출생 100년이 되는 해라 다양한 기념행사가 있었다. 순 한글로 쓴 그의 시는 우리말로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한글의 언문정(言文精)의 참 본보기다. 또한, 1917년, 지금으로 부터 100년 전에는 최초의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이 1917년 1월 1일 부터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신문연재 소설이었다. 이 소설에 쓰인 한글은 말을 하는 대로 표기가 되었기 때문에 거의 완벽한 언문일치에 도달했다. 그 영향은 지대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2017년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몹시 다사다난했던 와중에 과거를 돌아보며 인류의 큰 업적들을 돌아보며 우리들의 생활에 무심코 쓰며 혜택을 받고 있는 것들을 관심을 갖고 다시 보며 우리들의 사회에 끼친 영향을 숙고할 계기가 되었다.
종교개혁이 이 사회에 끼친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그 많은 영향 중에서 분명한 것은 기독교인이 성경을 자유자재로 읽고 말씀을 중계자의 해설 없이 직접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루터는 평신도가 토착어로 성경을 읽게 번역을 했다. 그 당시에는 교회만이 성경을 해설 할 수 있었고 평신도의 성경공부는 엄중한 금기였다. 때 마침 발명된 구텐베르크의 인쇄기로 루터가 번역한 성경을 대량 출판하여 누구나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혁명일 뿐 아니라 성경중심의 믿음(Sola Scriptura)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교리에 까지 도달 한 것이다.
1917년에 춘원의 ‘무정’ 연재도 일제의 눈총을 받으며 발간된 것이었다. 이것이 연재되자 전에 없던 사회적 변화들이 일어났다. ‘무정’은 완전한 소설이지만 오히려 문학적 언어학적 학문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누구나 소설을 읽게 되었고, 사회적 신분의 상하, 지식적 교육적 상하 없이 일어난 현상이다. 지식인들에게도 읽혔다는 현상은 무정은 이제 언문으로만 된 지식인들이 비하했던 아녀자들이나 읽던 이야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은 사회적 지위나 교육정도의 간격을 좁혀준 사회현상을 일으켰다.
이는 마치 종교개혁이 교회에 일으킨 것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에 일으킨 혁명과 같다. 마치 루터의 성경이 유럽에 퍼지며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성경의 번역을 하게 된 현상과도 같이 보인다. 성경을 읽기 위한 언어공부가 퍼지게 된 것은 당연지사다.
내가 이 글을 컴퓨터로 쓰고 있다는 것을 당연지사로 보기보다 오늘은 먼 옛날 이 달에 일어난 종교개혁과 한글로 새로운 문학의 형식과 발전이 일어난 것을 축하하며 역사적인 숙고를 하니 감격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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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정신과의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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