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로 와
보랏빛 입술이 속삭였다
이 밤, 오늘 밤은 찰랑이며 담겨진 깊은 포도나무 숲
마주 보고 앉은 밤의 빛살 속으로
키득거리며 숨어 들어선 닮은 어깨
아무래도 좋은 그릇의 모양새로
새로 태어난 음식이 넘나들고
희미한 램프 불빛까지도 빛나지 못해 안달하며 기대앉은 너의 무릎
비집고 들어선 너의 손길을 잡고
소스라치듯 튀어오르는 투명의 길로 들어가면
널 따라 찰싹대며 갔던 이름모를 계곡이 떠오르고
넌 송이송이 담긴 기억의 담장 너머로 내 이름을 적었지.
이리로 가까이 와
보랏빛 가슴이 들썩였다
날아가 버릴 듯 달삭이는 숨결같은 얼굴
부서지고 깨어진 물빛 같은 찰나로
내 세계로 들어선 온기
그래, 짓물린 소망의 언저리에 두 팔 드리우고
깝질 같은 밤의 평야로 가자
서늘한 시간 잠재우며 온 몸 떨며 우는 밤의 휴식
내려놓은 뜨락 깊숙이 우리 잠시 밤으로 울자
조금만 더 부어봐
그 밤, 서로의 입술이 보랏빛으로 말했다
우리 원한 대로 다 채우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만이라면 상관없는 어느 밤의 이야기
그저 이렇게 앉아 너의 얼굴에 피어날 꽃을 기다릴 뿐이야
어느 밤, 와인을 마시며.
<
경 카발로/은행원· 웨스트우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