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코트서 큰 절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정현 “코트서 큰 절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8/01/22/201801222204375a1.jpg)
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가족과 코치, 스폰서 쪽을 향해 큰 절을 하는 정현. [AP]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격파한 뒤 코트를 거닐며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잠시 멈춰 선 정현은 자신의 가족과 코치 등 선수박스가 있는 쪽을 향해 코트바닥에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이색적인 광경에 외신 사진 기자들은 연신 셔터를 눌렀다. 정현은 ”저를 도와주시는 스폰서, 매니저, 팀, 가족이 모두 모여 있는 곳으로 절했다. 언젠가는 멋진 코트에서 승리하면 그런 걸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경기 직후 코트에서 바로 가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가 내 우상이었다. 난 어렸을 때 모든 샷을 조코비치를 흉내 내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현은 24일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과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상 조코비치를 꺾었는데.
▲(조코비치가) 지난해 팔꿈치 부상 이후 제 컨디션이 아닌 것 같다. 이런 큰 경기에서 롤 모델로 삼은 선수와 경기해 승리해서 더욱 값진 것 같다.
-언제 승리를 확신했는지.
▲(조코비치의) 마지막 포인트가 아웃된 순간이다.
-이번 대회 첫 야간경기를 치렀다.
▲야간경기를 한 덕분에 쉴 시간이 있었다. 지난 경기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5세트를 했다. 앞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이겨내야 한다.
-큰 절을 한 의미는.
▲최근 저를 도와주시는 스폰서, 매니저, 팀, 가족이 다 모여 있는 곳이었다. 특히 가족들에게는 막내처럼 행동하지 못했다.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다. 어떻게 하면 표현할까 생각하다가 절이 떠올랐다. 언젠가는 멋진 코트에서 승리하면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경기에 전략이 있었나.
▲코치가 주문한 건 상대가 많은 경험이 있는 선수라 리액션에 영향을 받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 것에 신경 안 쓰고 경기하려고 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가 저로 인해 오늘 이후로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 많은 꿈 가운데 하나가 이뤄졌다. 재작년 윔블던을 포기하고 4개월 동안 경기에 못 뛰며 힘든 시간을 보낸 게 오늘 같은 날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2년 전과 지금의 조코비치를 평가한다면.
▲저 같은 선수가 조코비치를 평가하는 건 그렇다. 다만 그가 말한 것처럼 좀 더 성숙하게 하려고 했다. 테니스 팬이나 유망주가 저를 보고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노력한다.
-경기가 끝난 뒤 조코비치가 뭐라고 말했나.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했다. 다음 경기도 잘하라고 이야기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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