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개막돼 25일까지 16일 동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초대형 국가적 행사를 앞둔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달 9일 판문점에서 남북한 고위 공직자 만남을 통해 남북 단일팀 참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장단점이 제기 되고 있고, 그 와중에 불편한 소식들이 들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남한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미국 마저 올림픽 참가 결정을 유보하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국가들이 올림픽 참가 여부를 알려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향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 유도를 생각했음직 하다.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위해 대한민국이 투자한 천문학적인 시설비는 둘째 치더라도, 국가 위상과 경쟁력 제고에 이보다 더 중요한 행사가 없다는 관점에서, 북한을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은 놀라운 착안점이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남북한 단일팀 참가라는 절묘한 한 수를 이루어냈다.
북한 입장에서는 선수층의 부족으로 인해 아이스하키 등 겨울 종목 단체 팀을 독자적으로 구성하기 어려운 문제를 한 번에 풀고, 북한 주민들에게 정부의 업적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최근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 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받게 된 돈키호테 같은 돌발적이고 호전적인 모습을 지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남한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보인다.
우선 남북한 정부의 노력과 단일팀 참가를 환영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국제 올림픽위원회 조차 부담스러워 했던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제거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남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좀 더 강력하게 단체팀 선수 규모 확장을 요구했으면 좋았겠다는 것이다.
단체팀의 참가 가능한 선수 숫자를 못박아두고 두 개의 국가 팀이 단일팀을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함께 연습해온 동료 선수들의 상당수가 올림픽 대표로 참가를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그 팀의 선수라면 어떠한 심정일까 생각해 보면 가슴이 아린다. 운동선수로서 올림픽 참가는 평생의 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대표 팀에서 쫓겨나야 하는 선수들은 물론, 잔류 선수들의 마음 또한 다른 어떤 것으로도 쉽게 달랠 수 없을 것이다. 또 온 마음과 정성으로 그들을 뒷바라지 해온 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할지 가히 상상 조차 어렵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 정부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세계에 보여 주어야 한다. 일부 정치꾼들과 선동가들이 마음 아픈 사람들을 끌어들여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이러한 모습들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자제하고 견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분별력이 필요하다. 북한 선수단의 남한 입국 현장에서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는 것과 같은 과도한 행동을 일삼은 선동가들을 분리해내야 한다. 자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어렵게 따온 올림픽 개최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행사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과 모든 해외동포들의 마음이 하나 되어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남북한 정부의 속셈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통일 한국을 앞당기는 토대를 마련하고 웅대한 한국인의 기상을 전 세계에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또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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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워싱턴탁구협회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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