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 자리 잡은 편지박스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정리를 하지 않아 삐죽삐죽 튀어나온 편지와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상자를 열자마자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편지와 카드들… 하나하나 읽다 보니 몇 년 전 암에 걸려 투병 중에 딸들이 보내온 힘내라는 카드와 지인 분들께서 보내주신 위로의 편지가 보였다.
그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애타는 마음으로 염려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는 글귀를 읽으며 한편으로 죄송하고 나 자신만 생각했었던 것 같아 송구스러웠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속상하고 화도 나서 병문안 와서 하는 위로의 말 한마디가 오히려 가시가 되어 더 고통스러워했었고, 가족과 헤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죽음의 두려움과 온몸에 느껴지는 무서운 통증과 싸웠었다.
정신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스스로 이기적인 핑계를 대며 카드에 담긴 진심을 몰랐던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아픈 만큼 가족들의 가슴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심정이었을까…
아프고 나니 괴롭고 힘들었지만 나를 지탱하게 하는 가장 소중한 가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또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계기가 되었기에 예전보다 지금의 삶이 더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
행복과 만족의 정도는 자기 상황을, 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수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인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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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희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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