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들어요?
아내는 몇 번이나 평창 올림픽 축하를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반복해서 보고 있는 나에게 마치 이산가족 같다고도 했다. 나는 아내에게 내가 직계 가족을 북에 두고 온 이산가족은 아니지만 남북이 갈라진 나라의 한 쪽 시민으로 나도 모르게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몸으로 느끼고 있나 보다 했다. 벌써 70여년이나 됐다고.
어떤 이는 그들이 촌스럽다고도 하고 이질적이라고도 하는데 그래도 그들은 미국말도 아니고 일본 말도 아니고 우리와 같은 말로 노래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절정은 남쪽 가수 서현과 북쪽 가수가 같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때였다. 난 TV 앞이지만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또 언제 이런 공연을 듣겠냐고.
하지만 “평창과 서울에 삼지연 관현악단과 노래를 불렀을 때 얘기를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다.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남과 북 관계에도 희망이라는 꽃이 피어나고 있다.” 라고 서현이 평양에서 알렸다. 정말 이렇게 빨리 남북 합동 공연 다른 버전이 올라올 줄은 몰랐다. 기쁘다. 겨울의 따뜻한 날에 봄인 줄 알고 피었다가 때 늦은 눈에 얼어버인 개나리가 눈이 녹으니 다시 꽃을 피워 낸 것처럼 그렇게 다시 봄은 왔다.
평양 공연은 북측의 서울공연만큼 멋있었고 아름다웠다. 이미 능력이 검증된 훌륭한 가수들의 훌륭한 무대를 북한 동포들에게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남북 가수들이 손을 잡고 노래 부르는 것도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처음엔 낯설어하던 북한 동포들을 결국은 열광의 도가니로 끌어들였다.
이 공연 이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한반도는 겨울에서 봄으로, 아니 뜨거운 여름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7월 27일 한국전쟁 휴전일에는 남과 북, 미국, 중국이 판문점에서 만나 종전 선언을 하고 뒤이어 북미 간에 평화협정을 맺길 기원한다. 그래서 한반도에 영원히 전쟁이라는 그림자가 거두어지길 소망한다.
평창올림픽에 간 친구가 미국에 있는 나에게 올림픽 관람하고 북한응원단을 보고 온 것을 자랑하기에 그래도 평양은 당신보다 내가 미국사람이니 먼저 갈 것이다 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론 그 친구가 나보다 또 먼저 평양에 갈 기세다. 아무렴 어떤가. 정말로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으랴.
광주의 한 여고에서는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가겠다고 신청했다는데 그게 꿈만은 아니길 바란다. 조만간 평양을 넘어 파리까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배낭여행하는 청년들을 보게 될 날이 곧 올듯하다.
한 초등학교 아이가 호국의 달 표어를 ‘ 표어 만들기 지겹다, 이제 그만 통일하라’ 라고 만들었다고 한다. 이 아이의 귀견에 깊은 동의를 표한다. 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부르기도 이제 지겹고 계속 듣기도 이제 귀찮다. 국민의 명령이다. 이제 그만 통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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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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