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사무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개의 신문이었다. 그동안 나의 오전 일과는 두 개의 신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여 큰 이슈가 될 만한 소식은 다음 날 신문을 보기 전에 미리 알게 되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종이신문은 종이신문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어 늘 챙겨보는 편이다. 또한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조금씩 다른 시점으로 풀어내는 여러 기사를 접하다 보면, 읽는 재미가 쏠쏠할 뿐만 아니라 관점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워싱턴 지역에서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를 함께 읽는 독자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일보가 휴간에 들어간다는 소식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혹시라도 한 신문사의 독주가 신문의 질적 하락을 가져오지나 않을까 하는 은근한 우려와 걱정의 소리도 있을 것 같다.
이처럼 한국일보만이 워싱턴 지역의 유일하게 일간 한인 신문사로 남게 된 상황에서, 한국일보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바라건대 한국일보가 초심을 잃지 말고, 더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힘쓰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는 경쟁신문사가 있을 때보다도 더 많은 독자의 눈이 한국일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독자들이 언론의 감시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공정한 입장에서 보도하기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의 여론형성 기능을 유념하며, 다른 신문사가 없는 사정까지 고려하여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의견을 제공, 수렴함으로써 지역 동포들의 의사소통에도 이바지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신문의 홍보 기능, 엔터테이닝 기능도 소홀히 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 덧붙여, 동포사회의 특성상 한국 소식보다는 미국 내 소식에 더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도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미국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사에도 무게를 실어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독자와 함께 소통하며 나아간다면, 인터넷 신문의 홍수시대에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선두주자는 벽을 세우기보다는 다리를 놓는 자라고 한다. 앞으로 한국일보가 편을 가르는 ‘벽’이 되지 않고,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일보가 한인사회와 한인들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장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이를 구심점 삼아 동포들의 목소리를 집약적으로 들으며 한인사회의 힘을 효율적으로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일보는 이제 명실공히 가장 오래된 워싱턴 동포 일간지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여, 지역사회뿐 아니라 미국과 한국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문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일보가 앞으로 독주가 아닌 선두가 되는 신문사의 전통을 유지하며 동포사회의 등대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 동시에 시원한 소식, 유익한 정보를 전해 주어, 제한된 공간에 사는 동포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근 50여 년 동안 동포사회와 함께 자라온 한국일보가 현 상황을 계기로 더욱 전진하여 진정 워싱턴 동포의, 동포에 의한, 동포를 위한 신문이 되어 주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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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준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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