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알게 된 지 몇 달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나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으니까, 밥 사줄게 나와!”라는 친구의 말에, 나는 당장 나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고, 계산서가 왔을 때 친구는 당연히 지갑을 꺼냈다. 나 또한 지갑을 꺼내며 “기분 좋은 날, 기분 더 좋으라고 내가 살게!”라고 하자 친구는 망설였지만 웃으며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3년간 우리는 항상 그래왔다. 누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계산은 상대방의 몫이었다. 그게 부담스럽지도, 이상하지도 않았다. 서로가 진심으로 서로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래서 좋은 일이 생긴 날 그 친구를 만나면,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일이 조금 더 특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을 순수하게만 받아들이던 중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성인이 되어보니 나의 행복에 진심으로 같이 행복해 해주는 사람 만난다는 게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밥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를 뺀 축하를 받는다는 느낌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남에게 돈을 쓴다는 것은, 가격이 아닌,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더 느끼게 된다.
솔직히 나도 목적 있는 대화를 시작해봤고, 의무적인 선물을 해보았고, 진심 없는 축하를 건네 본 적이 있다. 그 모든 걸 후회한다. 상대방이 나의 가짜마음을 다 보고 느꼈겠지 싶다. 이 친구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는 연습을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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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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