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 환자들 VIP 대접, 대기시간 없이 곧바로 진료
▶ 보험커버 안 되고 회원제, 연회비 내고 진료비는 따로

뉴욕의 컨시어지 응급실인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 내부. 회원들은 연회비를 내고 가입하며 주 7일 하루 24시간 언제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Kholood Eid - 뉴욕타임스]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의 공동 설립자인 앤드류 올라노우(왼쪽), 벤자민 크루거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버나드 크루거 의사. 이 센터의 특징은 환자가 오는 즉시 의사를 만나고, 바로 치료를 받으며, 의사가 시종일관 곁에 있다는 것이라고 크루거 의사는 말한다.
뉴욕에 사는 허브 윌슨(79)은 최근 일요일 새벽에 아내를 데리고 응급실로 달려갔다. 아내가 새벽 3시에 화장실에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것이었다. 그의 아내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서 툭하면 넘어져 그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전에 같은 일이 생겼을 때 그는 아내를 종합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거기서 의사를 보는 데 5시간이 걸렸다. 부부는 응급실에서 그 긴 시간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데 진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번에 윌슨 부부는 컨시어지 응급실로 갔다.
“새벽 3시15분에 전화를 하니 바로 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3시30분에 병원에 도착하니 의사, 테크니션 그리고 의사보조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말 그대로 문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방문한 곳은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Priority Private Care). 응급실 도착하자마자 즉각 CT 촬영을 하고 의사가 그 자리에서 판독했다. 아내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부부는 바로 귀가했다.
“40분 만에 다 끝났어요.”
이런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그는 1년에 1만 달러를 가족 가입비로 지불한다. 그 자신과 아내 그리고 성인 딸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연회비는 컨시어지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는 비용이고, 매 방문 시 진료비는 별도로 청구된다.
돈을 더 내고 보다 나은 진료, 빠른 진료를 받는 것은 공평한 일이 아닐 지도 모르지만 이런 의료 서비스 개념은 수 십년 전부터 있어왔다.
컨시어지 의사들은 대개 보험사를 통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직접 의료비를 청구한다. 환자들은 연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후 매번 진료 때마다 별도로 진료비를 낸다. 돈이 들어가는 대신 좋은 점은 기다리지 않고 곧장 응급실로 들어가서 의사의 자상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컨시어지 응급실 서비스는 최고 수준 종합병원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위직 인사들, 유명인들, 돈 많은 해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름부터 확실하게 부티를 낸다. 뉴욕을 예로 들면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Mount Sinai Hospital)은 중역전용 서비스 부서(Executive Services Department)를 운영하고 있고, 특수외과 병원(Hospital for Special Surgery)은 앰배서더 서비스(Ambassador Services), 웨이유 코넬 매디슨(Weil Cornell Medecine)은 국제 환자 서비스(Internationnal Patient Services)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응급실은 가장 위급한 환자를 먼저 치료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총상을 입은 환자는 지체 없이 의사를 볼 수 있다. 위급하지 않은 환자는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어떤 위급한 환자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덜 위급한 환자들은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
관련 조사에 의하면 뉴욕 주의 경우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3시간이 걸린다. 뉴욕 시의 어떤 병원에서는 대기 시간이 무려 5시간이나 되기도 한다.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매릴랜드에서는 평균 3시간반을 기다린다. 노스 타코타에서는 비교적 신속해서 한 시간 반이면 응급실에서 나올 수가 있다.
응급실의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들은 넌더리를 내지만 뭘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에서 사업성을 본 것이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 같은 곳이다. 컨시어지 의료 서비스(concierge medicine)가 얼마나 편한지 그리고 그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이미 잘 아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뉴욕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는 종양학과 내과 전문의인 버나드 크루거 의사가 18개월 전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설립했다. 그는 컨시어지 의료서비스 의사로 15년 동안 일한 경험을 토대로 기존 컨시어지 프로그램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환자가 주말에 다치는 경우 혹은 X선 촬영이나 혈액검사가 필요한 경우이다.
그는 말에서 떨어진 한 여배우를 도우면서 컨시어지 응급실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그는 여배우를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으로 데려갔었다.
“과장이 응급실로 직접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CAT 스캔을 하기 까지 5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이건 뭔가 잘못된 거라고 내가 말했지요.”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는 시설이 호화롭고 현대적이다. 의료진이 충분하게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이미징 시설들과 혈액검사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그 자리에서 검사 후 바로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의사는 바로 진단을 내릴 수가 있다.
크루거 의사는 이 센터의 특징을 이렇게 말한다. “환자는 지체없이 의사를 보고, 즉각 치료를 받으며 의사가 시종일관 같이 있는다. ”
그렇다고 모든 환자를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총상 환자를 치료할 설비는 없다. 외과수술 센터가 아니다. 한편 2013년 관련 연구에 의하면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중 3/4은 응급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이다.
그런 환자들이 모두 모이니 응급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연방 질병통제국은 매년 미전국의 응급실 방문 건수를 1억4,100만 건으로 추정한다. 이들 중 1,120만 건의 경우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고, 위급해서 중환자실로 보내지는 경우는 180만 건 즉 1%에 불과하다.
프러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 설립자들은 3가지에 초점을 둔 서비스를 구상했다. 첫째는 응급 치료. 그들은 응급치료가 필요한 케이스들 중 80%를 처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는 전문의들과의 긴밀한 네트웍. 그래서 환자를 바로 전문의에게 보내는 것이다.
플로리다, 모카 레이튼에 살면서 맨해턴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업가, 러스 코니글리오가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에 끌린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미용관련 사업을 하는 그는 보통 전문의에게 전화해서 만나려면 6개월씩 기다렸는데, 크루거 의사가 전문의에게 전화 한통하자 “바로 오시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몸에 이상이 있는데, 약속시간 잡고 몇 주를 기다려야 한다면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그는 자녀들도 그 플랜에 집어넣었다. 그 결과 대학생 나이인 아들 둘 다 운동하다 부상을 당해서 이 플랜으로 응급진료를 받았다.
셋째는 편리함. 기침이나 목감기 등 시간이 지체하면 악화하는 병들을 즉각 치료받을 수 있는 편리함이다. 의료진이 상시 대기하고 있으니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가 있다.
이 센터는 종합병원 응급실과는 다르다. 종합병원 응급실은 누구나 들어오면 받아야 한다. 프라이어리티 프라이빗 케어는 그런 의무가 없다. 뉴욕주정부로부터 응급진료 시설로 인가를 받은 이 센터는 지역사회 봉사의 일환으로 인근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을 무료 진료한다.
현재 회원수는 350 가족, 1,100명. 센터가 목표로 하는 회원수는 2,000~2,500명 정도이다. 연회비는 같은 가족일 경우 할인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윌슨은 연회비 5,000달러를 지불했다. 그의 아내는 3,000달러, 딸들은 각 2,000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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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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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쒸 뭐니뭐니해도 돈이 최고여~~이젠 응급실까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