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소득층 이하, 모기지 대출 비중, 갈수록 감소 추세
▶ 은행들 영업행태도, 대도시 고객만 겨냥

중간소득층 이하 서민들을 위한 모기지 융자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내집 마련의 꿈이 점점 다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A 타임스]
치솟는 집값과 부족한 매물에 이제는 모기지 대출까지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최근 발표한 ‘2017 모기지 시장 보고서’(2017 mortgage market activity and trends)에 따르면 약 360만건의 전체 주택 모기지 대출 가운데 중간소득층 이하가 차지한 비중은 2009년 36.6%에서 지난해 26.3%로 10.3%포인트나 감소했다.
나머지는 중간소득층 또는 고소득층이 차지했다는 의미로 인종별로는 흑인이 2006년 8.7%에서 지난해 6.4%로 감소했고, 히스패닉도 2006년 11.7%에서 8.8%로 줄었다. 반면 아시안은 5.8%로 200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자체 신기록을 갱신했다.
모기지 신청 거절률도 인종에 따라 격차를 보였는데 전체 평균이 10.8%인데 반해 흑인은 18.4%, 히스패닉은 13.5%였으며 아시안은 10.6%, 백인은 8.8%에 불과했다.
저소득층에 대한 모기지 대출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연방 정부가 금융위기의 단초가 됐던 서브프라임 대출에 제동을 걸었고, 또 다운페이를 마련할 새도 없이 천정부지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모기지 신청 자체가 감소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즉 대형 은행들이 모기지 시장에서 철수하는 반면, 독립 대출 회사 등 비은행계 모기지 업체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모기지뱅커스협회(MBA)의 마이크 프래탄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사업의 수익률이 상당히 낮아지면서 일부 은행들이 모기지 사업을 제고하고 좀더 수익성이 높은 다른 비즈니스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금리가 낮고 규제가 덜했을 때는 전통적인 은행들이 크레딧 카드처럼 더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을 옮기기도 했다.
반면 비은행계 모기지 업체들은 특히 리파이낸스를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2배 가량 늘면서 주택 모기지 대출 전체의 56%를 차지한 것으로 CFPB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실제 지난해 최대 모기지 업체는 ‘퀵큰론스’(QuickenLoans)가 차지했는데 2위인 웰스파고보다 신규 대출 규모가 27%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변화의 영향으로 전국 3대 은행의 모기지 대출 중 저소득층 비중은 15%에 그쳤다. 반면 3대 비은행계 모기지 업체는 저소득층 비중이 29%로 은행의 2배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전국커뮤니티재투자연합(VCRC)의 제시 반톨 회장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많은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보다 더 대도시의 고객만을 겨냥해 영업하고 있다”며 “커뮤니티재투자법(CRA)에 따라 은행은 저소득층에 의무적으로 기여할 책임이 있지만 비은행계는 이런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은행계의 저소득층 비중 확대가 마냥 환영받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 전문가들도 이런 비은행계 모기지 업체들의 영역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을 수 없어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한 자본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대부분이 신생 업체로 증시에 비공개된 점 등 만약 주택시장에 침체기가 오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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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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